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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456억원짜리 오징어게임이 복잡해진 이유[영화in 보험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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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저출산 변수로 다양해지고 복잡해진 종신보험

뉴스1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포스터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이야기다.

오징어게임은 총 456명이 참여하고 한 명이 탈락할 때마다 상금은 1억 원씩 불어나 최종 1인에게 456억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참가자들은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인간의 존엄성 측면에서 한 사람의 목숨을 값으로 평가할 순 없지만, 오징어게임에서는 참가자 1명의 목숨값을 1억 원으로 측정한 셈이다.

보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1억 원은 익숙한 금액이다. 보험가입 설계서에 사망보험금이 1억 원 수준으로 가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가입금액 조정을 통해 사망보험금을 더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상해보험과 건강보험, 여행자보험 등 만기가 정해져 있고 짧은 보험상품의 사망보장에 대한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면, 피보험자를 종신토록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경우 사망보장에 대한 보험료가 비싸다. 종신보험은 계약자가 계약을 유지만 하면 언젠가는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456명 중 455명이 죽어야만 1명에게 상금이 지급되는 서바이벌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사망보험금처럼 죽으면 나오는 돈 1억 원을 걸고 게임을 하는 셈이다.

이전 시리즈인 '오징어게임 시즌1'은 모든 면에서 아주 단순했다. 참가자 456명 전원이 모두 456억 원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전력 질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징어게임 시즌2'는 이전 시리즈보다 상황이 복잡해졌다. 재참가자인 '기훈'이라는 변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른 455명의 참가자와 달리 기훈의 목적은 게임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수인 '기훈'의 영향력으로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살아남았고, 꽤 많은 사람이 게임을 중간에 포기하려 한다.

오징어게임 시즌2의 이런 전개는 현재 생명보험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신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해 왔던 생명보험사 역시 최근 '변수'를 만났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종신보험은 생보사의 대표상품이었다.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계약자 또는 수령인에게 약정한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단순한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고령화·저출산으로 사람들이 더 이상 종신보험에 가입하려 하지 않게 됐다. 기대 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종신보험의 필요성에 대해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사람이 태어나지 않으니 종신보험에 가입할 사람도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고령화·저출산이라는 변수로 인해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단순한 구조의 종신보험도 이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뿐만 아니라 일정기간부터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환급금으로 돌려주거나, 연금으로 전환 또는 헬스케어 서비스로 고객의 건강을 관리하는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또 장기상품의 특성을 살려 저축기능이나 달러투자 등의 기능을 강화한 종신보험도 등장했다.

이에 더해 고혈압, 당뇨 등 유병자와 70~80대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 유병자 종신보험도 출시되고 있다.

타 참가자들과 다른 목적을 가진 '기훈'으로 인해 이번 오징어게임은 시즌 1과는 복잡한 상황 전개가 이뤄지고 있듯, 종신보험 역시 소비자의 가입목적이 달라지면서 상품의 구조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시즌에선 아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기훈'과 달리 변신한 종신보험이 소비자들의 바뀐 가입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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