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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인류 갈등·문명사부터 식량문제·기억·리보핵산까지… 일상을 넘어 세상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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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025년 신간

세계적 갈등 커지면서 합리성 고찰 늘어

‘이성이란…’ ‘…왜 싸우는가’ 분석 담아내

이민자·성소수자 등 고충 담은 ‘인간 차별’

백신·유전자 등 다룬 ‘RNA의 역사’ 눈길

배우 류수영·가수 김창완 등 셀럽도 가세

새해 계획을 세우며 희망을 다지듯, 2025년 신간을 미리 살펴보고 독서 계획을 짜보는 건 어떨까. 올해 국내 주요 출판사는 문명사부터 합리성, 식량문제, 갈등, 남성의 불안, 기억, 리보핵산(RNA)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은 책을 준비 중이다. 방송과 유튜브로 이름을 알린 유명인·가수·배우들의 따끈한 신간도 만날 수 있다.

‘알파걸’이 주목받으면서 뒤에 놓인 젊은 남성들을 조명하는 움직임이 출판가에서 감지된다. 민음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추천한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를 5월 선보인다. 저자 리처드 리브스는 오늘날 젊은 남성들이 느끼는 불안이 어디에서 왔는지, 여자아이를 학교에 1년 먼저 입학시키면 어떨지 들여다본다. 여성을 막는 유리 천장은 여전하다. 다만 천장 아래에선 남성이 여성에 뒤처지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세계일보

새해에도 문명사부터 합리성, 식량문제, 갈등, 남성의 불안, 기억, 리보핵산(RNA)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은 책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방송과 유튜브로 이름을 알린 유명인·가수·배우들도 신간을 내놓는다. 사진은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 배우 류수영, 소설가 장강명, 가수 김창완, ‘흑백요리사 이모카세’ 김미령, 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 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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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정치·사회 갈등이 커지면서 반대급부로 합리성에 대한 고찰도 늘고 있다.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의 ‘이성이란 무엇인가’(사이언스북스·상반기)는 공공의 장에서 이성이 왜 드물어 보이는지 설명한다. 이성의 도구들은 개인의 삶과 공공 정책에서 어리석은 판단과 행동을 피하는 데 필수적이다.

인류는 왜 갈등을 피하지 못할까. 미국 시카고대 부설 세계갈등연구소 교수인 크리스토퍼 블랫맨은 ‘우리는 왜 싸우는가’(김영사)를 통해 갱단부터 국가 간 싸움까지 모든 갈등 아래 놓인 다섯 가지 원인을 파헤친다. 현재의 전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 평화의 길을 모색한다.

유명 유튜버인 김지윤 박사는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지금의 국제질서를 만든 결정적 사건들’(김영사)을 선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어떻게 부상했는지, 미국과 유럽은 어떻게 서로 멀어지는지, 우크라이나전과 중동 분쟁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 현재의 국제질서를 불러온 사건과 그 뒤 도미노처럼 이어진 현상들을 설명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우선주의’로 세계 경제가 급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기자인 피터 굿맨의 ‘공급망 붕괴의 시대’(세종서적·1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공급망이 흔들린 현실을 통해 공급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급망 개혁이 왜 중요한지 분석한다.

출간을 기다리는 인문·과학 서적도 다양하다. ‘모든 것의 새벽’(김영사)은 예일대·런던정경대 인류학 교수였던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비교고고학 교수인 데이비드 웬그로가 최근 연구 성과를 토대로 쓴 인류사다. 저자들은 계몽주의 시대 홉스와 루소부터 현대의 후쿠야마와 다이아몬드까지 서구의 내로라하는 학자들의 이론과 대결을 펼친다.

한국 1호 고인류학 연구자인 이상희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인류학 교수는 ‘나라는 인류로부터’(김영사)를 선보인다. 연구자, 교수, 이민자, 동양인, 여성, 아내, 엄마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살아오며 얻은 깨달음 등을 담은 첫 에세이다.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은 ‘인간 차별’(김영사)을 통해 이민자, 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고령자, 난민, 입양인 등 윽박지름을 당하며 금 밖으로 내몰린 이들을 살펴본다. ‘우리는 왜 기억하는가’(김영사)는 뇌과학의 권위자인 차란 랑가나스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기억의 신비로운 작동방식을 일상의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기억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가변적이고 유동적임을 알려준다.

‘RNA의 역사’(가제·세종서적·3월)는 노벨상 수상자인 토머스 체크 미 콜로라도대 교수가 썼다. RNA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유부터 RNA의 경이로움, 백신·유전자 가위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미래를 형성할 발견을 설명한다.

‘하우 투 피드 더 월드’(가제·김영사)는 빌 게이츠가 가장 신뢰하는 사상가인 바츨라프 스밀 캐나다 매니토바대 명예교수가 썼다. 현대 사회는 왜 음식을 낭비하는지, 채식과 배양육이 미래 식량의 희망인지, 지구를 파괴하지 않고 100억 인구를 먹여 살리는 것이 가능한지 등 식량문제를 둘러싼 이슈를 살펴본다.

소설가 장강명은 에세이 ‘꽁치 샐러드를 먹다’를 통해 인생 세 번째 채식을 시도하며 겪었던 일과 고민을 풀어놓는다. 고등동물과 하등동물을 나누는 기준은 뭔지, 같은 생명인데 왜 차등을 두는지 등 작가가 동물 윤리에 대한 여러 입장 중 한 가지에 이르기까지 어떤 생각의 궤적을 거쳤는지 볼 수 있다.

‘루돌프 디젤 미스터리’(세종서적·2월)는 디젤 엔진을 발명한 루돌프 디젤의 파란만장한 삶과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사라진 그의 비화를 담았다.

밀란 쿤데라의 유작인 ‘여든아홉 개의 말’(민음사·4월)도 나온다. 쿤데라가 1980년 발표한 ‘프라하, 사라져 가는 시’와 1985년 발표한 ‘여든아홉 개의 말’을 함께 엮었다.

테오도어 아도르노 사유를 총결산한 미완성 유작인 ‘미학 이론’(문학과지성사)은 한국어판 출간 40년 만에 완역판이 나온다. 롤랑 바르트가 콜레주 드 프랑스에 부임한 첫해 개강 연설문 ‘강의’와, 자크 데리다가 롤랑 바르트를 애도하는 글 ‘롤랑 바르트의 죽음들’을 한데 엮은 신간 ‘강의│롤랑 바르트의 죽음들’(문학과지성사)도 독자와 만난다. 서양철학자 김수영은 행복, 불행, 분노 같은 감정을 주제로 서양철학이 인간의 감정을 탐구해온 역사를 따라가는 ‘행복이 인간의 것이 된 날’(가제·문학과지성사)을 선보인다.

유튜브·방송에서 화제 된 이들도 책을 내놓는다. 올해 내한이 확정된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는 공식 인터뷰집 ‘슈퍼소닉’(다산북스·9월)을 선보인다. 배우 류수영은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세미콜론·3월)를 출간한다.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해온 그가 평균 조리시간 단 10분의 쉽고 간단한 생활 요리를 모아놓았다. 가수 김창완은 20년 전 내놓았던 산문집 ‘이제야 보이네’(다산북스·3월)를 복간한다. 넷플릭스 화제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이모카세 1호’ 김미령은 ‘이모카세의 즐거운 제철밥상’을 선보인다. 따뜻한 집밥 요리를 모았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로버트 기요사키는 ‘부자는 왜 더 부자가 되는가’(민음인·1월)를 통해 트럼프 2.0 시대에 갖춰야 할 부자 아빠의 금융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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