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尹 관저’ 경호처장 체포 시도… 공수처가 막았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경찰 “체포영장 집행 주체는 공수처”

“공수처 조율이 필요”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막은 대통령경호처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대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 등 공수처 수사관들이 3일 오전 8시 30분 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검문소에 진입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력이 수사관들을 둘러싸 저지하고 있다. 뉴스1

3일 경찰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에서 영장 집행을 막는 박종준 경호처장 등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8시쯤 관저 정문을 통과한 뒤 박 처장에게 체포 영장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경호처는 경호법과 경호구역을 이유로 관저 수색을 불허했다.

경찰의 현행범 체포가 불발된 데는 체포영장 집행의 주체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불허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의 집행 주체는 공수처”라며 “경호처 관계자를 체포하려면 공수처와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공수처는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당시 대치상황, 현장 인원 등을 감안해 종합적인 판단으로 내린 조치”라며 “현장에서의 불상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방침 아래 영장 집행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공조본과 경호처의 대치 과정에서 경호처가 무력을 사용하려 했는지도 향후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조본은 오후 1시30분쯤 집행을 중지하면서 “계속된 대치 상황으로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집행 저지로 인한 현장 인원들 안전이 우려된다”고 사유를 밝혔다.

경찰은 관저에서 철수한 직후 박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특수단은 “오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으나, 경호처의 위법한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완료하지 못했다”며 “경호처장 및 차장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내일까지 출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나머지 경호처 인력에 대해서도 현장 채증 자료를 바탕으로 입건을 검토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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