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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콘크리트 상판’ 설계사 제안·공항공사 수용…“지반 안정화 위해 보강”[무안제주항공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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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무안 여객기 참사 대응 14차 브리핑

“비바람에 노출돼 받친 부분 보강할 필요 있어”

“무안공항 활주로 01 방향, 철거 전 둔덕 있었다”

헤럴드경제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가운데)이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무안 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오른쪽은 김홍락 공항정책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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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세종)=신혜원 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둔덕에 30cm 두께 콘크리트 상판이 덧대진 것에 대해 개량사업 용역 설계사가 이를 제안하고, 한국공항공사가 수용했다고 밝혔다. 당시 설계업체가 로컬라이저 지지대 안정화를 위해 지반 보강 차원에서 콘크리트 둔덕 보강을 고안했고 이대로 시공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열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대응 14차 브리핑에서 “(무안공항 계기착륙시설 개량사업) 발주는 공항공사가 했고, 설계사가 그런 내용을 담아 납품해서 그게 실제 시공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컬라이저 지지대 역할을 하는 2m 높이 콘크리트 둔덕이 참사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 속 지난해 진행된 개량공사 사업에서 둔덕에 콘크리트 상판이 더해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2020년 공항공사가 발주한 개량사업 실시설계 용역 공고에는 ‘장비 안테나 및 철탑, 기초대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시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최초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될 때도 콘크리트 기둥과 흙이 꼭대기까지 채워진 상태였고 끝부분에 콘크리트가 노출된 상태였다”며 “그런 형태로 15년을 사용하다보니 비바람에 노출돼 흙구조물이 가라앉고 장비도 흔들거려서 받친 부분을 보강할 필요가 있어 콘크리트 상판을 보강한 것으로 공항공사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반을 보강해라’라고 하는 과업지시서 내용은 없었던 걸로 안다”며 “설계사가 안테나 부분, 금속레일 부분들을 검토하다가 지반이 흔들리니 안정화를 위해 콘크리트 상판을 설계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파손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용역 과업지시서 내용은 둔덕이 아닌 윗부분의 안테나 및 금속레일, 기초대 등에 해당되는 내용이었다는 게 공항공사와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설계용역 과업지시서는 안테나, 관련 마스터기둥, 고정되는 금속레일 그쪽 파트를 검토하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국토부는 해당 설계업체 선정 과정 및 방식과 관련해선 아직 파악된 바 없고, 로컬라이저에 관해 설계도서와 관련 자료들을 토대로 구체적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무안공항, 여수공항, 포항경주공항, 광주공항 등 지방공항 중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설계도면은 확보했다.

이런 가운데 활주로 연장공사로 철거된 활주로 19 방향 로컬라이저 또한 1m를 조금 넘는 높이의 둔덕 위에 설치돼 있던 것으로 이날 처음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거한 기존 북측 로컬라이저도 둔덕형태로 되어있었고 1m 조금 넘었다”며 “무안공항은 활주로를 중심으로 봤을 때 남측과 북측 모두 내리막 경사가 있어서 양측에 둔덕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공항 내 임시본부를 마련하고 현장조사를 진행 중인 한미합동조사팀에 엔진제작사(GE) 1명이 추가로 합류해 총 23명(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12명, 미 연방항공청 1명, 교통안전위원회 3명, 제작사 보잉 6명, GE 1명 등)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사조위는 음성기록장치(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 후 녹취록을 작성 중이고, 커넥터가 파손된 비행기록장치(FDR)은 사조위 측 조사관 2명이 교통안전위원회(NTSB)로 운반하기 위해 오는 6일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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