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리’ 개인정보 수집 의혹 소송 합의… 1400억원 지급

애플스토어 앞에 붙어 있는 애플 로고. /연합뉴스

애플이 시리(Siri)를 통해 사용자 몰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소송에서 소비자들에게 9500만달러(약 14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애플은 2014년 9월부터 2022년까지 시리가 탑재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의 사용 소비자들에게 기기당 20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며, 1인당 최대 5대의 기기까지 청구할 수 있다. 합의 대상은 미국 내에서 기기를 구입·소유했으며, 시리가 동의 없이 활성화됐음을 입증한 소비자들이다.

청구인들은 시리가 음성 호출 없이 활성화돼 대화 내용을 엿듣고 이를 광고 목적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용자가 애플 기기 근처에서 대화한 후 해당 대화에 언급된 제품 관련 타깃 광고를 받은 사례도 소송에 포함됐다.

이들은 이러한 행위가 애플의 개인 정보 보호 정책과 팀 쿡 CEO가 강조한 ‘인권 보호’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합의안을 통해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합의금은 법원 승인을 거쳐야 지급이 가능하다. 애플은 청구 대상 소비자의 3∼5%만 실제 합의금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P는 이번 합의금이 애플의 막대한 이익 대비 소액에 불과하며, 소송이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던 약 15억달러(2조2000억원)와 비교해도 적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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