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6 (월)

‘대북·대중 강경파’ 전진배치…한국 안보질서 뒤흔들 가능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2기 외교라인 면면 보니

루비오 국무·헤그세스 국방 ‘매파’ 존재감

퍼듀 주중대사·콜비 국방차관, 중국 압박

헤럴드경제

트럼프 2기 외교라인. 왼쪽부터 미 국무장관 지명자 마코 루비오 전 상원의원, 국방장관 지명자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앵커, 주중대사 지명자 데이비드 퍼듀 전 연방 상원의원,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존 랫클리프 전 하원의원 [AP·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였다면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지불하게 만들고 그들(한국)은 기꺼이 그렇게 했을 겁니다. 한국은 머니 머신이니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월 방위비를 문제 삼으며 한국을 ‘현금인출기’로 지칭했다. 트럼프가 재입성한 백악관은 대북(對北), 대중(對中) 강경파가 전진배치돼 한국의 외교와 안보, 군사 분야 등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넘어 북핵 협상론을 주창하며 한국을 지탱해왔던 안보 질서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앨브리지 콜비 정책차관 지명자 등 트럼프의 새 외교안보 라인이 주한미군 철수 또는 역할 조정론을 언급했던 인물이라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한다.

‘국가 사령탑 공백’ 상태인 한국으로서는 트럼프 측과 교감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쿠바계 이민자의 아들로서 상원 인준을 거쳐 공식 임명되면 첫 중남미계 국무부 장관이 된다. 그는 2020년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공동 발의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압박·견제 조치를 주도하면서 ‘대(對) 중국 매파’라는 평가를 얻었다.

루비오는 국무장관 직무를 시작하면 중국과의 관계에서 “어떤 해결책을 찾을 자신이 있다”고 VOA와의 인터뷰에 밝힌 바 있다. 주요 정책에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외교 정책은 대통령이 결정하고, 국무부의 역할은 이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간사 등으로 활동하며 ‘지한파’로 분류되며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나 그 뒤로 비(非)개입주의 외교 노선을 지향하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관계를 회복했다.

최근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관해 “북한에 러시아는 고립감을 해소하고 무기 구입 등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며 유리한 조건으로 여러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라고 비판하면서 “계속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대북 제재 집행을 촉구하면서도 근본적인 해법은 주민들의 힘을 통한 내부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해 11월 트럼프 2기 첫 국방장관에 폭스뉴스 앵커이자 작가인 피트 헤그세스를 지명했다. 장성 등 군 경험이 풍부한 60대 이상 인사들이 주로 발탁돼 온 국방 장관직에 40대 영관급 장교가 발탁돼 군(軍) 통수권자인 대통령 바로 아래에서 미군을 지휘하는 실무 총책임자가 된 것이다.

트럼프는 헤그세스의 지명을 알리며 “군대와 국가를 위한 전사(戰士)로 평생을 보냈고 미국 우선주의에 진심인 사람”이라며 “강인하고 똑똑한 그가 키를 잡고 있는 한 우리 군대는 다시 위대해지고, 미국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헤그세스는 미네소타주 포리스트 레이크 출신으로, 2003년 프린스턴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미 육군 방위군에 보병 장교로 임관했다. 2006년 이라크에 파병돼 보병 장교로 복무했고, 2012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반란 대응 센터 교관으로 일했다. 이후 미네소타에서 연방 상원 의원에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2014년부터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 방송의 진행자로 8년째 일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와 가까워졌고, 1기 때는 보훈부 장관 후보로도 이름이 거론됐다.

그러나 헤그세스는 과도한 음주 문제와 성 추문 등으로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그는 2017년 공화당 당원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는데, 헤그세스 측이 이를 비공개하는 조건으로 해당 여성에게 거액을 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부 전략 및 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인물인 엘브리지 콜비 국방차관 지명자는 한국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인정하며,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향후 주한미군의 역할이 북한 방어에서 중국 방어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해외 미군의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전통적인 동맹론에서 벗어난 사고를 하는 인물들이 늘어나면서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콜비에 대해 “미국우선주의 외교 및 국방 정책을 옹호하는 매우 존경받는 인사로 나의 우수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와 함께 긴밀히 협력해 우리 군사력을 복원하고, 나의 ‘힘을 통한 평화’ 정책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비는 트럼프 당선인과 개인적 친분은 많지 않으나 ‘해외 미군 감축’, ‘미국우선주의’ 등 사상적 동질성이 강하다.

존 랫클리프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낸 트럼프 측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월 성명에서 랫클리프를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발탁했음을 알리며 “존이 미국 최고 정보기관의 두 직책을 모두 역임한 최초의 인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그는 최고 수준의 국가안보와 ‘힘을 통한 평화’를 보장해 모든 미국인의 헌법적 권리를 위해 두려움 없는 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랫클리프는 택사스 출신으로 공화당 하원의원 재임 중이던 지난 2020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의해 DNI 국장으로 임명됐다. 의회 진출 전에는 변호사로 일하다 연방검사, 텍사스주 히스 시장을 지냈으며 트럼프 1기 정부 때 대표적인 ‘트럼프 옹호자’로 꼽혔다. 지금은 친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에서 미국 안보 센터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CNN은 랫클리프 지명자가 DNI 국장 재임 동안 정보기관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영향력에 관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공개했으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를 정치적으로 돕고자 이같은 일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5일 트루스소셜에 데이비드 퍼듀 전 연방 상원의원(조지아)을 지명했다고 밝히면서 “40년간 국제 비즈니스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경력 대부분의 기간 아시아와 중국에서 일해왔다”고 밝혔다.

퍼듀 전 의원은 상원 군사위원회와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군사위에서는 해군력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는 역내 평화와 중국 지도자들과의 생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나의 전략을 실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듀 전 의원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조지아주에서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2022년 퍼듀 전 의원이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또 퍼듀 전 의원은 재직 시절 무역과 인권, 종교적 자유 등의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반복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정목희 기자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