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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시네마Y] 美 내전 다룬 '시빌 워', 왜 낯설지가 않지?…분열 사회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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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이쯤 되면 기자가 방해꾼이다.

탱크가 도시를 점령하고 같은 국적의 군인들이 총을 겨누는 일촉즉발의 상황, 사진기자들은 뉴스 보도를 이유로 전장을 뛰어다닌다. 기자에게 칼은 펜이요, 총은 카메라라지만 방탄조끼 하나에 생명을 의탁한 채 죽음의 현장을 휘젓는 모습이 아찔하게 다가온다.

문제는 이들의 종횡무진이 위험한 데다 양쪽 모두에게 방해가 되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퓰리처상에 이름을 올린 종군 기자들의 전설적인 사진들이 이렇게 탄생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도 던지게 된다.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한 '시빌 워: 분열의 시대'를 보며 든 단편적인 생각이다. 이 영화는 미국에 내전이 일어났지만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는 대통령을 인터뷰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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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북미에서 개봉했으나 국내에는 약 8개월이 지나 정식 개봉했다. 분명 지각 개봉이지만 오히려 개봉 시기가 절묘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 속 풍경이 한국의 상황과 어딘가 닮은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는 분열의 사회상을 전쟁이라는 참극으로 표현하고 있어 한국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것을 폭탄이 터지고 총칼이 난무하는 물리적 상황에만 국한 지을 수 없다. 극심한 사회 분열 역시 '총성 없는 전쟁'이다.

영화는 내전의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시작과 동시에 이미 상황은 벌어져 있다. 악화일로 속에 수도인 워싱턴 D.C. 함락과 대통령 축출도 시간 문제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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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내전은 해결할 생각은 없다. 한마디의 사과도 없다. 내내 숨어있다가 보여주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영화의 오프닝이 담화 연습을 하는 대통령의 모습이라는 게 그야말로 웃프다.

영화를 연출한 알렉스 가렌드는 '엑스 마키나'(2015)라는 데뷔작으로 전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서던 리치: 소멸의 땅', '멘'으로 필모그래피를 확장해 왔다.

가렌드 감독은 영국인이다. 영국인의 시각에서 미국을 배경으로 한 내전 상황을 다뤘기에 담론의 범위와 표현 수위를 과감하게 설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주인공을, 뉴스 보도하는 기자들로 설정해 정부군과 연합군 어느 한쪽에 무게추를 기울이지 않고 관찰자의 시선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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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구조 띤 영화는 다소 늘어지는 중반부를 지나면 엄청난 사실감을 자랑하는 총격 장면을 내세운다. IMAX나 돌비시네마 등 특수관에서 빛을 발할 강력한 20분이다.

영화의 엔딩도 충격적이다. 머뭇거리거나 주저함 없이 직진한 뒤 강렬한 이미지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사족도 없다. 장르 영화로서도 깔끔한 마무리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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