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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드라마 찍겠다고 세계유산 못질…서경덕 “시민의식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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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유산 병산서원에 새겨진 못자국.[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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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 만대루에 못질을 한 KBS 드라마 촬영팀이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3일 “시민의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문화재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8월 유네스코 유산인 선릉 봉분이 훼손되고, 2년 전에는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가 벌어지는 등 어이없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고 했다.

그는 “단순 처벌로 끝날 것이 아니라, 문화재의 중요성에 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만 한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관련 교육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자 많은 해외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문화재를 아끼고 보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물로 지정돼 있는 만대루는 소박하고 절제된 조선 중기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우리나라 서원 누각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문제가 된 드라마는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로, 논란이 일자 KBS 측은 공식 사과와 함께 복구를 위한 최선책을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2분쯤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에는 ‘KBS 드라마 촬영팀의 문화재 훼손 사건’이란 제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시민으로 알려진 고발인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제1항을 근거로 “KBS 드라마 촬영팀이 문화재를 훼손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명백히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며 “복구 절차가 협의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 훼손 자체가 법적으로 위반된 행위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철저히 수사해 엄중히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중 해당 고발을 안동경찰서에 배당할 방침이다. 또 안동시는 지난 2일 KBS 드라마 제작진이 소품용 모형 초롱을 매달기 위해 지난해 12월 30일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 자국 5개를 남긴 사실을 확인했다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못 자국은 개당 두께 2∼3㎝, 깊이 약 1㎝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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