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씨름했다”...동거녀 10대 딸 성폭행·학대한 40대男 ‘징역 12년’

부산고등·지방법원. /뉴스1

사실혼 관계인 동거녀의 미성년 딸을 학대하고, 성폭행까지 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용균)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1년부터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 B씨와 B씨의 딸 C(당시 10세)양과 동거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5일 오전 부산 수영구 자택에서 잠을 자던 C양을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3월~4월 잠을 자는 C양의 신체를 만지는 등 수차례 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C양이 공부하지 않았다고 책을 말아 쥐고 손바닥과 발바닥을 때리거나 글씨를 예쁘게 쓰지 않는다며 국자로 발바닥을 때리는 등 수차례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평소 C양 앞에서 B씨를 때렸고, “씨름 선수 출신이라 힘이 세다”는 말을 하는 등 자신을 ‘아빠’라 부르는 C양이 두려움을 갖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사실혼 배우자 B씨의 자녀인 피해자를 보호·양육하는 실질적인 보호자였음에도 B씨가 없는 틈을 타 13세 미만인 피해자를 폭행하고 간음, 추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은폐 또는 축소하고자 피해자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회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성적 수치심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했다.

[부산=김준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