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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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한 가운데, 국내 펀더멘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중국 등의 요소가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원화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가치 절하 속도를 보였다”며 “(환율은) 국가의 신뢰도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2.5원을 기록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차 당선되면서 환율 1400원 시대가 도래했는데, 국내에서 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1480원대까지 치솟았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연구원은 하나의 이유로 국내 펀더멘탈 리스크를 뽑았다. 그는 “국내 경제의 체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은 단명하다”며 “가장 심각한 부문은 소비”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를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락했다. 낙폭으로 따져보면 2020년 3월 18.3pt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또한 지난해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 100 이하로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그나마 성장을 견인하던 수출도 꺾이기 시작했다”며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비 기준 6.6% 증가했다”고 했다. 이어 “11월 1.4% 상승률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4개월 연속 한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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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트럼프 리스크도 문제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추구하는 정책들이 고(강)달러, 고금리, 고물가를 야기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특히 관세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중국 관세를 필두로 주요국 수입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물가 상승으로 직결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실제로 연준은 12월 수정경제전망에서 2025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하면서 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이는 트럼프) 정책의 경제적 파급력을 일부 반영했다고도 할 수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된다면 경기 부진으로 인하가 필요한 국내와의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텅 비어있는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SKP 백화점 내부./이윤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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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을 부추기는 마지막 리스크는 중국이다. 이 연구원은 “중국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변된다”며 “중국 자체 경기 회복이 요원해지면서 국내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과 중국과의 기술, 산업 경쟁에서 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내수 부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묶여 있는 자금이 시장에 돌지 않으니 아무리 완화책을 써도 소용이 없는 셈이다.
이 연구원은 “중국 수출 경기, 더 나아가 경제 성장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위안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며 위안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원화 가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 대해선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는 올해 초 한국에 전기차 시장 출범을 예고했다”며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도 하락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이어 “중국 산업의 국내 침투는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직결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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