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경제 人터뷰] 코너 즈윅 ‘스픽’ 창업자
지난달 투자 유치로 유니콘 등극
5년前 韓 진출… 기업 고객 200여곳
“얼리어답터 성향 한국서 성공하면… 전세계 어디서도 성공 가능 확신
AI와 인간교사 구별하기 힘들 것”
코너 즈윅 ‘스픽’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스픽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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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한국에 처음 시장조사를 위해 왔을 때 강남 종로 등 시내 한복판의 고층 빌딩들을 봤다. 저 대형 빌딩들이 영어학원이라고 알려줬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코너 즈윅 ‘스픽’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21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제품을 정말 필요로 하는 니치 마켓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으로 대만, 홍콩, 일본, 말레이시아, 한국 등을 방문하는 긴 출장 끝에 서울 중심가에 우뚝 솟아 있는 대형 영어학원들에서 그 답을 찾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영어학습 솔루션 스픽은 지난해 12월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엑셀을 비롯해 오픈AI 스타트업 펀드 등으로부터 7800만 달러(약 1094억 원)를 유치했다. 이로써 스픽의 기업가치 10억 달러 수준의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2019년 한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스픽은 지난해 66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한국인의 8%가 가입했으며, 200개 이상의 국내 기업이 직원 교육용으로 B2B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스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지만 한국을 메인시장으로 잡은 독특한 회사다.
즈윅 대표는 한국을 첫 번째 진출국으로 선택한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영어를 수십 년간 배워도 입은 트이지 않는다는 명확한 문제가 존재했다. 둘째, 영어 교육열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셋째는 AI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다는 것. 그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얼리어답터적 성향이 있는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전 세계 어디서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즈윅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1학년 재학 중 두뇌 교육용 앱 ‘플래시카드’를 개발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미국 교육 카테고리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미국의 대형 교육회사에 앱을 매각한 뒤 AI와 영어교육을 결합한 스픽을 구상했다.
그러나 영어교육 시장은 한국에서도 레드오션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즈윅 대표는 “확실히 한국의 영어 교육시장은 레드오션이지만 수십 년간 영어를 배워도 말을 못하는 문제는 바뀌지 않았다”며 “AI 기술을 통해 말을 많이 하게 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오픈AI의 오랜 파트너십도 스픽이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즈윅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인연은 오픈AI가 챗GPT를 통해 유명해지기 전부터 이어졌다. 10여 년 전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에서 올트먼과 파트너로 처음 만난 것. 올트먼이 오픈AI를 구상하던 시기에 즈윅 대표 역시 AI 분야로 뛰어들며 그로부터 조언을 받았다고 했다. 오픈AI가 음성 인식 모델인 ‘위스퍼’를 공식 출시하기 전에 스픽에서 적용해 테스트하는 등 초기부터 긴밀한 협업을 이어왔다.
스픽은 AI와 프리토킹을 할 수 있는 ‘프리톡’과 같은 서비스도 내놨다. 이는 오픈AI 등 생성형AI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음성 간 변환 기술로 무한 진화할 수 있다. 실제 사람하고 대화하는 듯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즈윅 대표는 “우리는 음성 간 변환 기술을 활용한 목표에 거의 도달했다”며 “2025년에는 AI가 더욱 자연스러워져 인간 교사와 구별하기 힘든 단계까지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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