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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윤석열 체포’ 요구 평화 시위…“따뜻한 방에서 메시지 내는 비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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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고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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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싸움은 평화롭게! 힘차게!”



2일 밤,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인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 앞에 모인 시민들은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경찰 질서유지선 바깥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욕설을 할 때면 응원봉을 더 세게 흔들며 “우리의 싸움은 평화로워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한강진역 앞에서 ‘윤석열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를 열었고, 2000여명(주최 쪽 추산)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날 저녁 7시에 열린 비상행동 집회는 오후 3시께 집회 무대를 설치할 때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다며 아침부터 몰려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막아야 한다”며 집회 장소에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내란 특검으로 책임자 처벌’ 등이 써진 비상행동의 손팻말을 찢어 바닥에 내던졌다. 이 과정에서 지지자 2명이 질서를 유지하던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비상행동은 충돌이 계속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긴급 도움 요청’, ‘도움을 주시러 도착한 시민분이 계시면 집회 본무대를 채워 설치작업을 보호해 주세요. 내란지지 세력과의 물리적 충돌은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등의 글을 올렸고 이를 본 시민들이 집회 3시간 전부터 이곳으로 달려와 집회 장소를 지켰다.



비상행동의 도움 요청을 보고 오후 4시부터 자리를 지켰다는 김도연(35)씨는 “집회가 방해받지 못하게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달려왔다. 비상계엄 당일 총칼 앞에 섰던 분들도 계시는데 뭐가 무섭겠냐는 생각으로 왔다”며 “어제 윤 대통령이 보낸 서한으로 더 극우세력이 결집한 것 같다. 본인은 따뜻한 방에 있고, 지지자들은 더 추운 곳에서 고생하라는 말처럼 들려 오히려 비겁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집회 시작 2시간 전부터 무대 설치 작업을 돕기 위해 왔다는 서아무개(28)씨도 “극우세력이 결집한 걸 보며 무력감이 조금 들기도 했지만, 오히려 우리가 더 크게 소리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서 발언에 나선 김상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최근 체포 영장 집행을 둘러싸고 윤석열 변호인들이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발언들을 해 묵과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윤석열 변호인은 영장에 형사소송법 110조·111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영장이 무효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형소법 110·111조는 ‘군사상·직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의 경우 책임자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할 수 없다’고 정한다. 김 변호사는 “이는 윤석열 변호인들의 의도적인 무지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해당 조항은 공무상 비밀이 담긴 물건이 압수되는 상황을 상정한 것이다. 지금처럼 사람을 찾아 체포하는 상황이 아니다. 법원의 영장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의 편지를 보고 믿기 어려워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 아직도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관저에서 유튜브를 지켜보며 희희낙락하는 윤석열에게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도록 만드는 것은 그의 손에 차디찬 수갑을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2일 저녁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가 열리던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찰의 질서유지선 밖에서 ‘계엄합법’, ‘탄핵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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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3시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비상행동이 준비한 손팻말을 찢어 바닥에 버리고 있다. 고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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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저녁 8시부터 1시간가량 관저를 향해 행진하며 “내란수괴 윤석열을 우리가 체포하자!”, “윤석열은 지금 당장 나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 도중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욕설을 하며 행진 대열에 달려들기도 했지만 민변 집회시위인권침해감시 변호단에 의해 제지됐다. 집회 사회를 맡은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주변에서 시위를 걸어도 절대 싸우지 마시고 평화를 유지해달라”고 외쳤고 시민들은 앞을 보며 계속해서 걸어나갔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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