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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대로라면 ‘철새 중간 기착지’ 백령공항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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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개항 목표 건설 추진…환경부, 입지 타당성 검토 주문

조류 충돌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백령도에 추진 중인 백령공항과 관련해 환경부가 새 떼로 인한 항공사고 우려를 들어 입지 타당성 검토를 주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토교통부 백령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등에 따르면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중국과 북한, 한국을 이동하는 철새의 중간 기착지로 조류 132종, 4만772개체가 분포하는 조류 서식지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인천 옹진군 백령면 81만4660㎡ 부지에 3913억원을 들여 길이 1200m 활주로 1개와 여객터미널 등으로 구성된 백령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9월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초안 검토의견에서 백령도는 산림·담수호·농경지·갯벌 등 다양한 자연생태계가 공존하는 독특한 섬 특성을 지니고 있고 황해를 이동하는 철새의 중간 기착지이자 법정보호 조류의 번식·산란지라며 공항 개발계획에 대한 입지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환경부는 특히 백령공항 건설이 조류 도래 및 서식 개체군 감소 등 섬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백령공항 표점 8㎞ 이내에 섬 전체가 포함돼 항공기 운항 때 조류 충돌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또 백령공항이 건설될 계획지구 0~3㎞의 핵심 지역이 3~8㎞ 완충지역이나 8~13㎞ 전이지역에 비해 조류 출현 밀도가 높다고 했다. 이 때문에 조류와 항공기 충돌 위험성 평가를 실시할 때 계절별 철새의 분포, 시간대별 비행 패턴·고도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그러면서 백령공항은 현재 운영 중인 공항에서 적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대책 외에 백령도라는 지역적·환경적 특성에 적용 가능한 저감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유했다.

국토부는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검토의견에 따라 본안을 작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철새의 중간 기착지인 백령도에 새 떼와 항공기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모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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