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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소리로 남겨진 사고기 2시간…사조위, 파일 형태 변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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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경고음 등 전부 담겨

비행기록 복구까진 ‘아직’

일각, 미국 해석에 의구심

국토부 “우리 인력도 참여”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참사 당시 블랙박스 음성을 파일 형태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

국토교통부는 사조위가 2일 오전 블랙박스를 구성하는 유닛 중 하나인 음성기록장치(CVR)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음성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을 마쳤다고 이날 밝혔다. 사조위는 당초 내일까지 CVR분석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속도를 앞당겨 마무리했다. CVR은 기체 엔진이 멈출 때까지 마지막 2시간 동안의 모든 음성이 저장돼 있다. 조종실 내 대화 및 소리기록 일체가 담겨 있는데, 조종사 및 부조종사 간의 대화, 항공 교통 관제소와의 통신, 경고음, 스위치 조작소리, 엔진소음 등 주변 환경소리 등을 CVR을 통해 모두 파악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관들이 음성파일과 사고 관련 자료들을 함께 비교하면서 사실관계를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CVR 음성기록은 사고 조사의 가장 중요한 자료로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는 손상이 심한 상태라 복구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FDR은 저장장치와 전원부를 연결하는 ‘커넥터’가 분실돼 국내에서는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확인됐다. 사조위는 현재 FDR을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로 이송하기 위한 인원구성 및 일정 등을 협의하고 있다. FDR에는 사고 여객기의 고도, 방향, 조종사의 조작, 엔진의 출력 등 1000여개의 지표가 기록돼 참사 당시 상황을 애니메이션 형태로 재현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NTSB가 블랙박스 복원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속도제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로 기체 결함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측이 제조사인 보잉에 유리한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온 건 2013년 아시아나항공 214편 사고 조사 당시에도 NTSB와 한국 사조위가 갈등을 빚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NTSB는 당시에도 파손된 FDR의 복원을 맡았는데, 이후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둔 분석 결과를 언론 브리핑에서 대거 공개해 사조위로부터 항의 서한을 받기도 했다.

다만 당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ACO) 규정에 따라 항공사고 조사 주도권을 사고 발생국인 미국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고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 사조위 조사관들도 함께 조사에 참여하기 때문에 편향된 결과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사고기와 동일기종(B737-800)을 운영 중인 국내 6개 항공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이스타·대한항공·에어인천)를 대상으로 특별안전점검을 진행 중이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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