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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광장 군중을 ‘폭도’로 몰아붙이는 독재자들[금요일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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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예를 들어 흥분한 관중들로 들어찬 축구장과는 달리, 분노한 여러 사람이 함께 행진하는 시위 현장에서는 모욕적인 욕설을 외치지 않는다. (중략) 폭력은 언제나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이들이 저지르며, 거의 언제나 경찰이 행사하는 무력에 맞대응하느라 발생한다. 대중이 집단 심리에 사로잡혀 스스로 먼저 폭력을 쓰는 일은 없다”

<우리의 싸움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원더박스)


권력자들은 흔히 광장에 모인 군중을 폭도로 몰아붙이기를 좋아한다. 몇몇 극단적 선동가들의 부추김에 넘어가 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독일 작가 프리데만 카릭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카릭은 <우리의 싸움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에서 미국 사회학자 클라크 맥페일의 연구를 인용한다. 맥페일은 “‘광기 어린 군중’이라는 말은 근거가 희박한 주장, 일종의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국 시민들은 이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2016년 ‘박근혜 퇴진’ 집회, 최근 ‘윤석열 퇴진’ 집회 등에서 이를 확인한 바 있다. 평화적인 집회일수록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 “사람들은 폭력이 난무하지 않는 운동에 물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별 거부감을 가지지 않기 마련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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