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카오' 정신아 대표 "AI 중심의 변화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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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2025년 을사년 경영 계획을 밝혔다. 양사 공통점은 인공지능(AI) 기반 사업을 통해 외연을 더욱 확장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다. 확연히 나타나는 차이점은 처한 환경이다. 총수뿐 아니라 최고경영진과 그룹 전반이 수사를 받을 정도로 위기에 처한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새로운 리더십을 기반으로 각종 사업들이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를 "도전과 시련의 연속"이라고 했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그간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아직 만족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네이버 "만족하긴 이르다…전장 더 넓힌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2월31일 임직원 상대의 'CEO 레터'에서 "2024년은 클립과 치지직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었고 광고, 검색, 지도, 플러스스토어 등에 이르기까지 큰 발전이 있었다"며 "2025년은 On Service AI(온 서비스 AI)를 주제로 우리 서비스 전반에 더 큰 변화를 예정하고 있어 아직 만족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2023년 말 선보인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의 월간 이용자수(MAU)는 서비스 1년이 채 지나지 않는 지난해 말 전통의 강자 SOOP(옛 아프리카TV)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였고, 숏폼(짧은 동영상) '클립'은 핵심 사업인 서치(검색광고)·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 기여했다.
특히 숏폼은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확대하면서 광고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고, 크리에이터들이 동영상에 장소나 쇼핑몰 정보 등을 넣어두면 실제 거래로 연결되는 장점이 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8.2% 증가한 5253억원을 기록하면서, 6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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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올해 3월까지가 임기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며, 연임에 대한 의지도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1970~1980년대생 젊은 리더십도 새롭게 구축했다. 당초 5개인 CIC(사내독립기업) 조직을 12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런 새로운 조직장으로 1981년생인 최 대표 또래의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하면서다.
최 대표는 CEO 레터에서 "지난 수년간 CIC 제도를 통해 모바일 시대에 무사히 항해를 해 온 만큼, 새로운 조직과 분위기로 앞으로 AI 시대에서도 필요한 일들을 해 나가야 할 때"라며 "AI를 비롯해 새로운 기술과 환경이 가져올 변화의 속도가 더 빠를 것이므로 빠른 의사결정과 정직함으로 네이버호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올해 해외 시장 개척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최 대표는 "일본시장에서 웹툰, 웍스, 로봇 서비스에 대한 우리의 도전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 유럽, 사우디에 이르기까지 네이버의 전장(戰場)은 더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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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유례없는 어려움…시장 인정받는 AI 서비스 내놓겠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려는 목적에서 시세조종에 나섰다는 혐의를 받아 창업자이자 총수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 회사 자체가 수사를 받는 상황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발표한 신년사도 이같은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정 대표는 "유례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2024년은 카카오에 도전과 시련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부터 카카오톡과 AI를 핵심으로 정의하며 선택과 집중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AI로 인해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2025년에 함께 힘을 모아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확보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3분기까지 위기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내놨으나, 이는 매출 성장에 연동되는 비용이 감소하면서 이익이 개선된 양상이었던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3분기 콘텐츠 사업 부진은 카카오의 수익성이 개선된 이유가 됐다. 3분기 영업비용 1조7909억원 가운데 42%를 차지하는 '매출 연동비'가 74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했는데, 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영상제작 일정 지연과 콘텐츠 부문에서의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적극적 성장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는 자사 핵심 플랫폼 '카카오톡'의 명성을 잇는 AI 기반 신규 서비스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올해는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통해, 카카오가 가진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 사업적 영역을 확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도전을 통해 결국 사용자와 시장에 인정받는 AI 서비스들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를 중심으로 한 IT 환경 변화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2025년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이는 카카오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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