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관계자들이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체포와 구속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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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범 윤석열은 관저에 은닉한 채 체포영장 발부 이후에도 관저 앞에서 집회하는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주권자를 이기는 정치권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2일, ‘대통령 수호’를 외치는 지지자로 가득 메워진 대통령 관저 앞에 윤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도 모여섰다. 이날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열어 “내란의 밤을 끝내고 대한민국의 봄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지지자들의 욕설과 위협이 기자회견 내내 이어졌다.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올해는 푸른 뱀의 해다. 푸른 뱀은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는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입법부를 짓밟은 내란피의자 윤석열이라는 흉악한 허물을 벗겨내고 새로운 민주주의를 맞이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애국시민 여러분’을 호명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보낸 서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민주주의를 위기로 빠뜨린 내란수괴 윤석열은 지금도 관저에 버젓이 들어 앉아 새해 첫날부터 지지자들을 향해 내란 선동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내란수괴와 내란세력이 권력을 지키고 있는 한 ‘내란의 밤’은 끝났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내란의 밤이 드리운 짙은 그림자를 함께 걷어내자. 윤석열의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계엄과 극우의 준동으로 나타났다. 내란세력은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는 방식의 계엄도 획책했다”면서 “주권자가 주인 되는 정치개혁, 모두의 평등, 한반도 평화가 왜 필요한지 확인시켜주고 있다. 주권자가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비상행동 회원들이 든 펼침막 한쪽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는 문구가 자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179명을 추모하며 묵념하는 동안에도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들을 향해 욕설 하며 경찰 질서유지선을 넘어가려다가 제지당했다.
비상행동은 이날부터 윤 대통령의 체포 영장 집행 기간인 6일까지 매일 저녁 7시, 관저에서 약 500m 덜어진 한강진역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를 이어간다. 다만 이날 오후 4시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찾아와 무대 설치를 막아서고, 점차 많은 지지자들이 몰리며 한강진역 앞도 아수라장이 됐다.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내란 특검으로 책임자 처벌’이 적혀 있던 손팻말은 찢어져 바닥에 널브러졌다.
2일 오후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내란 특검으로 책임자 처벌’이 써진 손팻말을 찢고 있다. 고나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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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나린 기자 me@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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