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ARAIB) 관계자들이 로컬라이저(방위각 표시 시설)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을 조사하고 있다. 2025.01.02.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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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사고 직전까지 2시간 분량의 음성기록 자료를 모두 확보해 분석가능한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을 마쳤다. 블랙박스인 비행기록과 함께 미국으로 이송해 분석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활주로 주변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등 항행안전시설의 설치 위치, 높이, 재질 등 특별점검을 일주일간 실시한다. 앞서 진행한 사고 항공기와 동일한 기종을 운영 중인 항공사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은 이달 3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 사고 브리핑에서 무안공항 참사 제주항공의 '음성기록장치(CVR)' 자료를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끝내고, 조사에 본격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CVR에서 추출한 음성파일을 조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에선 해독이 불가능해 미국으로 이송 예정인 파손된 '비행기록장치(FDR)' 자료는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이송 일정을 협의해 자료 분석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FDR 자료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릴 것으로 보인다. FDR은 항공기 비행경로와 각 장치의 단위별 작동상태를 기록하는 장치다. 비행경로와 고도, 조작 내용 등의 데이터를 재구성해 영상화한다. 사고기인 보잉 737-800에는 FDR 25시간 용량이 기록된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사고 브리핑에서 "미국으로 갔을 때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단정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우리 사조위 조사관들도 파견해 FDR 조사에 참여하기 때문에 (미국 제조사에) 편향된 결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사조위와 미국 조사팀으로 구성된 한미 합동조사팀은 공항 내 임시본부를 마련하고 현장조사를 지속 진행 중이다. 한미 합동조사팀은 사조위 12명, 미국 연방항공청 1명, 교통안전위원회 3명, 항공기 제작 보잉사 6명 등 미국 조사팀 10명 등 총 22명으로 이뤄졌다.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다른 주요 단서인 '엔진 분석'과 관련해 엔진 수거 작업은 현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답변을 아꼈다. 주 실장은 "지금 현장에서 여러 가지 자료들을 수거하고 있는데 엔진 수거 완료 시점은 현재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당장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둔덕 형태의 콘크리트 지지대 위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지지대는 사고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 실장은 "사조위에서 이 사고가 일어나게 된 여러 가지 과정, 종합적으로 조사 중"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콘크리트 둔덕 발주나 설계, 시공업체 등) 여러 요인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사고 항공기 기장이 둔덕의 콘크리트 지지대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지 않으냐는 지적에 주 실장은 "항공정보간행물(AIP)내용을 한번 살펴보고 답변 가능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유사한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항공기와 공항 특별점검을 진행한다. 국토부는 사고기와 동일기종 B737-800을 운영 중인 6개사 항공기 운영체계에 대한 항공사 특별안전점검을 이달 3일까지 실시한다. 대상은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이스타, 대한항공, 에어인천이며, 점검 항목은 엔진, 랜딩기어 등 주요계통 정비이력, 운항·정비기록 실태 등이다.
또 이날부터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활주로 주변 항행안전시설의 설치 위치, 높이, 재질 등 특별점검에 착수했다. 주 실장은 "항행안전시설 현장실사를 이달 8일까지 진행해 정확하게 실측하고 상황을 알아보고 현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닷새째인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해당 항공기 탑승한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179명 전원 신원이 확인됐으며 임시안치소에 155명 안치 중이다. 장례식장으로 총 24명 이송 완료됐다. 생존자 2명은 병원 치료 중이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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