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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알자지라 취재·보도 금지···“진실 은폐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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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요르단강 서안 제닌에서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안군의 공격에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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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1일(현지시간) 관할지역에서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의 송출과 소속 기자들의 취재·보도 활동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이번 조치가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PA 공식 매체인 와파통신에 따르면 PA 문화부·내무부·통신부로 구성된 장관 위원회는 PA 관할지역에서 알자지라 방송을 중단하고 라말라 지국을 즉시 폐쇄하며 기자들의 모든 활동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라말라는 PA의 임시 행정수도다.

위원회는 “국가를 속이고 갈등을 조장하는 선동적인 자료와 보도” 때문에 이번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와파통신은 방송 중단 조치가 “알자지라가 법적 지위를 바로잡을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했지만, PA 관리들은 알자지라가 무슨 법을 위반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알자지라는 PA의 이번 결정에 대해 요르단강 서안 제닌에서 PA 보안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무력 충돌한 사실을 보도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PA는 지난달 제닌에서 이례적으로 대규모 작전을 벌여 무장단체 대원 수십명을 체포했다. 이들 무장세력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이슬라믹지하드와 연계돼 있다.

알자지라는 성명을 내고 PA가 기자들의 활동을 금지한 것은 “서안에서 일어나는 사건, 특히 제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항의했다. NYT는 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을 인용해 PA가 반대 세력에 대해 점점 더 권위주의적인 탄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PA의 결정을 비난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 결정은 최근 팔레스타인 당국이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축소하고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안보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취한 일련의 자의적 조치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라말라 지국은 지난해 9월 이스라엘군으로부터도 폐쇄 명령을 받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알자지라의 가자지구 전쟁 보도가 편향적이라면서 자국 내 알자지라 방송 송출을 금지했다.

알자지라는 카타르 왕실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중동·아랍권 최대 뉴스 네트워크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에 우호적인 보도를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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