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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10년 전 진도 간 10대, 지금은 무안에…팔 걷은 세월호 봉사자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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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참사]"참사, 없기를 바라고 바랐는데…" 묵묵히 유가족 곁 지키는 봉사자들

머니투데이

2일 오전 10시쯤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본부 자원봉사자들이 차린 구호물품 지원 부스에 시민이 방문했다. /사진=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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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지금도 유가족들은 부은 눈을 하고 커피 한 잔을 못 드시네요. 위안이 되고 싶어 왔습니다."

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봉사 부스에서 제주항공 2216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음식과 생활용품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이모씨(25)가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생으로 전남 진도군 팽목항 봉사을 했던 전력이 있다. 현재는 바르게살기운동 목포지부에 소속돼 있으면서 이번 참사 소식을 듣고 공항으로 달려왔다.

이씨는 "11년 전에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진도군으로 가던 기억이 난다"며 "공항에서 유가족들을 뵈면 그때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참사 닷새째인 이날 무안공항은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로 북적였다. 전남도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1일 전남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방문한 봉사자만 94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9일부터 총 2600여명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전남 자원봉사센터 외 전국에서 온 단체 및 개인까지 포함하면 봉사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세월호 참사 때 유가족 지원에 나섰던 봉사자들 상당수가 이번 참사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참사, 다신 없었으면 했는데"…무안 온 세월호 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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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0시쯤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 부스가 마련됐다. /사진=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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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침 공항에 온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본부 소속 강모씨(55)는 세월호 참사 때도 3일간 진도군에서 봉사 활동을 했다. 강씨는 먹먹해진 목소리로 "이제 10년이 지나 세월호 참사를 기억에서 놓아주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지역민들이 대부분이라 한 다리 건너 가슴 아픈 이야기가 계속 들린다. 이런 모습을 다시 직면하고 싶지 않았다"며 울먹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소속 김모씨(42)는 지난달 30일 내려왔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두세달 정도 현장에 머무르며 유가족을 지원했다"며 "무안 참사 유가족분들 얼굴을 보거나 울음소리를 들으면 그때 생각이 난다"고 했다.

검은 티셔츠를 입은 프로보노 국제협력단 김모씨(25)는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며칠째 봉사 중이냐는 묻자 날짜 감각을 잃은 듯 "얼마나 됐더라"라고 대답했다.

김씨는 "눈이 퉁퉁 붓고 아무것도 못 드셨다는 유가족에게 따뜻한 차를 한 잔 드렸는데 잔상이 남는다"며 "세월호 참사 직후 안산에서 봉사했고 지금도 안전 교육 활동을 한다. 참사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바랐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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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0시쯤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외부에 프로보노 국제협력단이 부스를 설치하고 죽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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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전남)=김미루 기자 miroo@mt.co.kr 무안(전남)=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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