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399.49에, 코스닥지수는 678.19에 장을 마쳤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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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655.28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10% 가까이 밀린 2399.49에 장을 닫았다. 코스닥 지수는 더했다. 866.57로 한 해를 시작했지만 20% 이상 폭락한 678.19로 마무리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시가총액이 가장 큰 삼성전자의 주가는 1년 동안 32% 넘게 빠졌다.
물에 넣은 솜사탕처럼 자산이 녹자 국내 투자자들은 짐을 쌌다. 해외 투자를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국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미국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해 25.89%, 나스닥 지수는 33.56% 뛰었다. 시총이 가장 큰 애플의 주가 역시 37.71% 올랐다.
다수의 투자자가 미국 시장에서 기분 좋은 경험을 쌓은 만큼 올해도 해외 투자에 불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시장에서 관측되는 흐름은 초대형 기술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 효과로 중소형주, 경기민감주, 은행주, 산업재 업종이 올랐다. 하지만 12월 들어 러셀2000 중소형 지수는 8% 떨어졌다. 반대로 나스닥 지수는 3% 뛰었다. 연말이 되면서 매그니피센트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의 주가 상승이 도드라진 덕이다.
S&P500지수의 매년 1월 주가 수익률 상위와 하위 업종의 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하나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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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개별 종목을 선택하기 위해 1월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첫 달에 뛰는 종목이 그해의 상반기 주도주로 자리 잡아서다.
하나증권이 2010년 이후 매년 1월 주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상승률 1등 종목들은 S&P500 지수보다 평균 4.1%의 초과 수익률을 냈다. 반면 3등 종목들은 지수를 0.2% 밑돌았다. 20등 이후로 넘어가면 지수보다 4% 이상 하회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내년 1월에도 미국 빅테크 종목들의 주가 추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기업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기업들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익 추정치가 높아질수록 주가 수익률도 좋아서다. 실제 최근 4주간 테슬라의 주당순이익(EPS)은 3.0% 상향됐는데, 주가는 19.4%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같은 기간 EPS 예상치는 1.0% 올랐는데, 주가는 4.7%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의 EPS 추정치가 5.7% 상향됐으며 미디어는 1.5%, 소프트웨어 0.9%, 유통 0.8%, 기술 하드웨어는 0.7% 올랐다.
다만 최근 미국 증시가 많이 올라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주가의 고점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지만 많이 오른 자산일수록 더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은 어쩌면 2024년 증시를 상징하는 말일지도 모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주식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미국 주식이 늘 불패의 자산이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려운 수준에서 2025년을 시작하는데, 미국 증시는 더 오르기 쉽지 않은 수준에서 한해를 시작한다”며 “트럼프 정권의 정책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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