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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무안공항 '조류충돌' 우려 2015년에도 제기…퇴치반은 겨우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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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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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공항 인근에서 나는 새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따른 기체 이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고 장소인 무안국제공항의 경우 오래전부터 조류 충돌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통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발간된 항공정보간행물에도 무안공항 주변 해안과 습지에 검은부리까치, 꿩 등 텃새와 청둥오리, 왜가리 등 철새가 서식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조류의 활동 양태와 함께 공항 주변 새들이 활동하는 지역 4곳을 묘사한 지도도 게재됐습니다.

지도상엔 4개의 조류 활동 지역이 공항을 마치 둘러싸듯 분포돼 있습니다.

간행물은 겨울철 공항 주변에서 서식하는 청둥오리는 아침과 저녁 시간에 활발하게 활동하며 주로 높은 고도에서 나는 반면, 대다수 텃새의 경우 낮에 주로 활동하며 낮게 비행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무안공항이 가스포와 조류 퇴치 음파, 사격 등의 방식으로 버드 스트라이크 예방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도 간행물에 포함됐습니다.

이후 간행물은 여러 번 개정됐지만, 조류 출몰 관련 내용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발행된 최신 간행물도 2015년 내용이 큰 변화 없이 반영됐습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비행 중인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사고로, 새가 항공기 엔진 내부로 빨려 들어가 엔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폭발과 함께 엔진이 꺼지기도 합니다.

무안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2020년 '조류 충돌 예방을 위한 공항 생태환경 조사 연구'라는 이름으로 6억 원 규모의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용역 제안서는 버드 스트라이크가 증가함에 따라 주요 공항을 대상으로 전문 생태환경 조사를 실시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한다는 내용입니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무안공항에선 총 10건의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했습니다.

조류 충돌 발생률이 지방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안공항 조류 퇴치반 규모는 가장 작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사고 당일 야외에 배치된 조류 퇴치반이 1명뿐인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에는 현재 조류 퇴치 인원이 4명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포공항(23명), 제주공항(20명), 청주공항(8명), 대구공항(8명)보다 훨씬 작은 규모입니다.

무안공항보다 인원이 적은 곳은 양양, 사천, 포항경주, 원주 등 4개 공항뿐입니다.

전문가들은 버드 스트라이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고, 다른 공항도 조류 충돌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습니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한 조진수 한양대 명예교수는 "항공기는 경로가 정해진 데 반해 조류는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기 때문에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회피하기란 쉽지 않다"며 "조류 퇴치반을 확충해 사고 확률을 줄이고 조류를 감지하는 센서 등 자동화 장비를 적극 개발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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