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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공무집행방해” 처벌 경고에도 묵묵부답… 경호처 어떻게 대응할까 [尹 체포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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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입장 안 냈지만… 상부 명령 땐 영장 집행 저지 가능성

공무집행방해 등 처벌 경고에도

경호법 내세워 ‘대통령’ 지킬 듯

“崔대행, 협조 지시 내려야” 의견도

공수처, 경찰 기동대 투입 검토

법조계 일각 “위법 소지 있어”

관저 경호에 경찰 관여하지 않아

경찰 간 충돌 가능성은 없을 듯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대통령경호처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라는 공문을 보냄에 따라 경호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수처는 ‘직권남용, 특수공무집행방해죄’를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경호처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아 영장 집행 과정에서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일보

문 굳게 닫은 대통령관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유효기간인 1월6일 내에 집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경비 병력이 바리케이드를 지키고 있다. 최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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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 사정에 밝은 정부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경호처는 역사적으로 ‘과잉 경호’와 ‘경호 실패’ 중 꼽자면 후자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조직”이라고 말했다. 전날 경호처는 “영장 집행 관련 사항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 때문에 경호처 안팎에서는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경호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경호처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수사기관의 대통령실, 관저, 안전가옥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모두 거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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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는 ‘하나 된 충성, 영원한 명예’를 처훈으로 삼을 만큼 충성심이 높은 조직이다. 이들은 입직 후 교육과정에서 위기 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질 수 있도록 훈련받는다. 박종준(사진) 경호처장은 경호처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경호처는 오직 경호 대상자의 절대 안전을 위해 존재한다”며 “경호 대상자의 모든 순간을 지켜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대 출신인 박 처장은 2011년 이명박정부에서 경찰 2인자인 경찰청 차장(치안정감)을 지냈고, 2012년 19대 총선 당시에는 충남 공주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2013년 박근혜 청와대 경호처 차장으로 발탁됐고, 2016년 20대 총선에선 세종으로 지역구를 옮겼으나 또 낙선했다. 충청권 5선 의원 출신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박 처장이 마지막까지 윤 대통령 지키기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 처장이 계엄 선포 직전 윤 대통령이 경찰 수장들과 가진 ‘삼청동 안가회동’의 연락책 역할을 했던 까닭에 운신의 폭이 좁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박 처장은 회동 연락은 했지만 회동이 이뤄진 방 안에는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주변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 방해 시 ‘직권남용’ 등 법적인 규제를 언급하더라도 경호처는 대통령경호법을 주장하며 끝까지 영장 집행을 저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대통령경호법 2조에서 경호란 “경호 대상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신체에 가하여지는 위해(危害)를 방지하거나 제거하고, 특정 지역을 경계·순찰 및 방비하는 등의 모든 안전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경호처는 영장 집행 과정을 ‘위해’로 규정하고 이를 막아설 것으로 보인다. 또 경호법 5조에 따른 경호구역 지정을 통해 관저 출입통제를 하며 영장 집행시도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라는 명확한 지시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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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대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일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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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경호처 일선 직원들이 공수처와 대치하다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처벌될 경우 공무원 신분이나 연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에 대한 우려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공무원은 징계에 의해 파면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연금도 감액된다. 이는 향후 사면·복권이 되더라도 복구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다. 다만 위계질서가 강한 경호처 특성상 상부에서 명령이 내려오면 이 같은 계산보다는 지시 이행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에 경찰 기동대 투입을 검토하는 등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선 이를 둘러싼 위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영장 집행 주체는 어디까지나 공수처인 만큼, 경찰이 아닌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만 투입돼야 한다는 논리다.

검사 출신인 김종민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기동대가 영장을 집행하려면 과거 검찰과 같이 공수처 검사에게 경찰 수사지휘권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충돌 사태 방지를 위한 도움은 몰라도 체포영장을 경찰이 대신 집행해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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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이날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경호처가 관저 문을 열지 않을 경우 이 행위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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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의 한 부장판사 역시 “공수처는 경찰을 이용해 수사하는 조직이 아니라 직접수사 조직”이라며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찰력을 손발처럼 동원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의 ‘경찰 간 충돌’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경찰 기동대가 투입될 경우 경호처의 지휘·감독을 받는 경호 경찰부대와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는데, 탄핵안 가결 이후 윤 대통령이 줄곧 머무는 서울 한남동 관저 경호는 경찰이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경찰청 산하 101경비단은 대통령실 경내, 202경비단은 대통령실 외곽을 담당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머무는) 관저 안쪽의 경호는 경찰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현재 관저 경비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단이 맡고 있다. 편제상 수방사 직할부대지만 경호처에 배속된 부대로서 경호처의 통제를 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해당 부대는) 경호처가 작전 통제를 하고, 인사·군수 등의 분야만 수방사가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병욱·백준무·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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