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짜뉴스 107건 삭제…유포자 확인 중"
중대본, 사망자 179명 전원 '신원 확인' 완료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승객 대부분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행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대합실에서 사상자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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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무분별한 가짜뉴스와 악플이 확산하는 가운데 고통에 신음하는 일부 가족 등을 대상으로 ‘가짜 유가족’으로 지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각종 소셜미디어 등에서 전날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겨냥하는 글이 발견됐다.
한 누리꾼은 “대참사를 기회 발판 삼아, 자신의 이름은 널리 떨쳐 한자리 해먹어보려다 실패한 특정 정당 당원”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뭔가 유가족 사칭범이 있었다”며 박 대표가 인터뷰하는 일부 영상을 편집해 올렸다.
각종 소셜미디어 등에서 유족을 모욕하는 게시글이 발견되고 있다. 엑스(옛 트위터)·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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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이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 계정을 방문해 댓글을 남기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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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 등은 인용, 재개시 등으로 수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퍼졌다. 이에 동조한 누리꾼들은 박 대표의 소셜미디어 계정까지 찾아 ‘양심도 없냐’, ‘유가족 아니면서 유가족 대표를 왜 하고 있냐’ 등의 악플을 늘어놓았다.
이에 자신을 박 대표의 자녀라고 밝힌 이가 게시글을 남겼다.
“현재 유튜브나 기사 등 댓글에서 ‘가짜 유가족’이라는 단어가 판을 쳐서 답답한 심정에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뗀 그는 “‘가짜 유가족’은 사실이 아니다. 아버지의 남동생 즉, 저의 작은 아버지께서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다”며 “어디서부터 이런 거짓 뉴스가 퍼졌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런 가짜뉴스와 악플 등으로) 아버지가 잘못된 선택을 하실까 봐 무섭고, 걱정된다”며 “제발 유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에게 ‘이런 일은 항상 정치 이야기가 빠질 수 없고, 아빠를 공격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내 남동생이 죽었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라고 하셨다”며 “정치적 싸움으로 몰아가지 말고, 사고 그 자체를 바라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온라인에서는 '유족 보상금' 뿐만 아니라 모욕성 게시글도 즐비하다.
이와 관련, 전남경찰청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악성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이날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유족을 모욕한 인터넷 게시글 3건을 확인하고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또 희생자와 유족을 비하하거나 음해한 게시글과 댓글 등 107건을 삭제·차단했다.
유가족 대표단은 앞서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SNS 등에서 장례를 담당하는 이들에 대한 악성 루머·비방이 떠돈다"며 "각 정당 관계자들에게 이를 알렸고, 강력한 제재가 취해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와 유족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게시글에 대해 엄정히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지난달 30일부터 무안공항에 현장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유류품을 탐색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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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지 나흘째인 1일 사망자 179명 신원이 모두 밝혀졌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상황보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79명의 신원이 전원 확인됐다. 현재 임시안치소에 168명 안치 중이고, 장례식장으로 총 11명 이송 완료됐다. 전날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사망자 5명의 신원이 이날 모두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기 탑승객은 모두 181명으로, 이중 승무원 2명은 사고 이후 구조됐다.
아울러 국가 애도 기간인 오는 4일까지 전국에서 분향소가 운영된다. 전남은 무안국제공항 1층 2번 게이트 전면, 무안스포츠파크 체육관, 전남도청 만남의광장 등 3곳에, 전북은 전북도청 공연장 1층, 광주는 5·18 민주광장에서 운영된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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