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4 (토)

살아있는 뇌 속까지 밝혀줘 머리카락보다 얇은 '손전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럽 과학자들이 뇌 속 생체분자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이른바 '분자 손전등'을 개발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두께가 1㎜도 되지 않는 이 손전등은 살아 있는 동물의 뇌에 삽입해도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페루초 피사넬로 이탈리아기술원 생물분자 나노기술센터 연구원과 마누엘 발리엔테 스페인 국립암연구센터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생체분자는 생물계에서 발견되는, 생명활동에 참여하는 분자다. 단백질이나 핵산 등이 대표적인 생체분자로 꼽힌다. 암이나 기타 신경 병리로 인한 뇌의 생체분자를 관찰하는 것은 생물의학 연구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뇌에 손상을 주지 않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이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팀은 '광(光)유전학' 기술을 도입했다. 광유전학은 빛으로 신체를 조작해 반응을 일으키는 기술이다. 개발한 분자 손전등은 아주 얇은 바늘 형태다. 두께가 약 1㎜에, 빛을 내는 끝단의 폭은 1미크론(1000분의 1㎜)에 불과하다. 끝단은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작고 얇다. 연구팀은 "사람의 머리카락은 지름이 30~50미크론"이라며 "분자 손전등은 머리카락보다 얇아 뇌에 깊이 삽입해도 손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살아 있는 뇌를 바로 관찰할 수 있다. 뇌 속 생체분자들의 변화는 물론 뇌 구조 분석까지 가능하다. 연구팀은 "뇌종양 환자가 수술 후 뇌에 종양이 남아 있는지도 이 분자 손전등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해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