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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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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사고원인 분석’···“전문 조사결과 기다려도 늦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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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재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이자 2025년의 첫날인 1일 전남 무안 공항 사고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이 떡국과 과일을 앞에두고 오열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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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박에 없다는 정부 당국의 설명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각종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 궁금증을 덜어주는 정보도 있지만 너무 단정적이거나 지엽적인 요소를 침소봉대한 해설도 많아 혼란을 키운다는 우려가 있다. 당국의 조사·분석 결과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나기도 전에 개인적 견해에 기반한 분석을 너무 강조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SNS와 각종 항공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참사의 원인에 대한 각기 다른 분석이 쏟아지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자신을 ‘공군 출신’, ‘외항사 직원’이라고 주장하며 사고기를 조종한 기장의 판단을 지적하거나 애초에 기체 결함이 있는 상태에서 운항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한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구조물(둔덕)이 사고 장소인 무안국제공항에만 설치돼 있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인천국제공항 등 다른 공항에 설치된 둔덕은 돌출된 콘크리트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직 항공사 기장이라고 밝힌 한 유튜버가 올린 ‘제주항공 2216편 분석 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도 누리꾼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이 유튜버는 ‘버드스트라이크(조류충돌) 상황에서 ‘고 어라운드’(Go Around·복행)를 한 점에 대한 의문’ ‘사고기를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충분한 감속이 이뤄지지 않은 채 동체착륙을 한 점’ ‘콘크리트 재질의 둔덕은 사고의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 유튜버가 현직 항공사 기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반향이 컸다. 이 유튜버는 항공업계 관계자 등이 블랙박스 등 실제 증거를 통한 분석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분석에 불과하다고 비판하자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온라인 등에서 콘크리트 구조물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공식 반박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30일 브리핑에서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 방위각 시설이 있다”며 “해외도 미국 로스앤젤레스공항과 스페인 테네리페공항 등에 콘크리트를 쓴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원래는 콘크리트 재질이 아니었으나 무안공항의 개·보수 과정에서 콘크리트가 덧대진 것이 문제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최초 설계 때도 둔덕 형태 콘크리트 지지대가 들어간 형태”라고 반박했다.

항공사 기장 출신인 고승희 신라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지금 나오는 분석들이 아예 근거가 없는 건 아니지만 구체적인 정황이 나오는 걸 기다릴 필요가 있다”며 “사고 당시 기장의 판단을 들여다 보려면 블랙박스와 음성기록장치(CVR) 분석부터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조종사 단체도 확인되지 않는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지난해 12월30일 “유가족과 현직 조종사들에게 심적 고통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0개 국적사 노동조합이 속해있는 대한민국조종사노동조합연맹(KPUA)도 “섣부른 추측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유포되는 것을 강력히 경계한다”고 밝혔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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