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이자 2025년 새해 첫날인 1일 전남 무안공항 사고 현장 위로 해가 뜨고 있다.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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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보유한 항공기의 평균 기령(비행기 나이)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하 ‘젊은 항공기’는 가장 적었고, 20년이 넘은 노후 항공기는 두 번째로 많았다. 해외 LCC가 사용하던 중고 항공기가 제주항공 보유 기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1일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공개된 국내 LCC 5개사가 보유한 항공기 데이터 전수분석 결과를 보면, 2024년 말 기준으로 제주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41대(화물기 2대 포함)의 평균 기령은 14.4년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13.0년), 진에어(12.7년), 에어부산(9.7년), 이스타항공(8.4년) 등 다른 주요 LCC보다 긴 수준이다.
기령 10년 이하인 새 항공기도 타사 대비 적었다. 제주항공의 기령 10년 이하 항공기는 모두 5대로 전체의 12.2%에 그쳤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10년 이하 항공기를 각각 11대씩,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8대씩 보유하고 있다. 비중으로 따지면 이스타항공(53.3%), 에어부산(52.4%)은 보유 항공기의 절반 이상이 기령 10년 이하였고 진에어(35.5%), 티웨이항공(21.1%)이 뒤를 이었다.
기령 20년을 초과하는 ‘경년항공기’는 제주항공이 5대(12.2%)로 진에어(6대·19.4%) 다음으로 많았다. 기령이 오래됐다고 해서 운항이 부적합하다거나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며 강화된 안전관리도 받고 있지만 경년항공기의 고장이 잦은 것은 사실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경년항공기의 정비 요인으로 인한 회항 건수는 기령 20년 이하 항공기보다 약 2배 많다.
제주항공의 신규 항공기 5대를 제외한 나머지 항공기는 모두 중고 항공기를 임차한 것이다. 특히 아일랜드 라이언에어와 노르웨이 노르웨이에어셔틀, 터키 페가수스항공, 인도 스파이스젯 등 LCC들이 쓰던 항공기를 도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착륙이 잦고 비행 스케줄을 바쁘게 돌리는 LCC의 특성상 해당 항공기들의 기체 피로도가 기령에 비해 높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이 사망하는 대참사를 낸 사고기도 라이언에어가 8년간 쓰던 기체를 2017년 들여온 것이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다른 LCC들도 해외 LCC가 사용하던 항공기를 도입해 쓰는 경우가 많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대유행 종료 이후 끊겼던 노선을 복원하고 신규 취항을 늘리면서 여객기 1대당 운항시간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국토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국제선 여객기 운항편수는 2023년 1~11월 4만729편에서 2024년 1~11월 4만7026편으로 15.5% 증가했다. 2023년 신규 여객기 4대를 도입하기는 했지만, 여객기 1대당 운항시간은 2022년 208시간에서 2023년 412시간, 2024년 상반기 430시간으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씩 운항한 셈이다. 이는 국적항공사 중 가장 길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제주항공의 월평균 운항시간(418시간)도 넘어서는 것이다.
항공기 운항 스케줄을 무리하게 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제주항공은 전날 동계 운항을 10~15% 감축하고 정비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주항공은 “무리하게 운항했기 때문에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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