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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한국 핵무장, 北위협 억제 최선책… 최대 걸림돌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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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전문가들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

“핵무장, NPT 체제 붕괴로 안 이어질 것”

“한국은 1953년 정전 협정이 사실상 6·25 전쟁을 종식시킨 직후 미국과 체결한 ‘방위 동맹(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숨어왔다. 수십년간 이 협정은 한국에 충분한 안보 보장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그 보장은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진경


북한의 점증하는 핵·미사일 역량을 억제하기 위해선 한국이 독자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어페이스에 게재됐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와 김민형 경희대 교수는 포린어페어스에 지난달 30일 공개된 ‘한국이 핵무장을 해야 하는 이유’(Why South Korea Should Go Nuclear) 공동 기고에서 미국이 수십년간 제공해온 안보 공약은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며 그 해결책으로 핵무장을 제시했다.

이들은 “한국의 문제는 두 가지”라며 “첫째는 북한의 역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 미국의 도시를 공격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미국이 동맹인 한국과의 약속을 지키고 한국을 위해 싸울 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 한미 동맹을 강하게 비판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게 됐다”며 “트럼프의 집권으로 인해 미국이 한반도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켈리·김 교수는 “한반도 분쟁에서 북한은 미국의 참전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에 대한 핵공격을 위협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괌과 하와이 등 아시아태평양 미국 기지를 먼저 위협하고 미국 본토가 그 다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로 인해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수 있는 지원의 잠재적 비용이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고, (이 기회 비용은)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들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핵 위협을 통해 미국의 키이우(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제한한 사례를 상기해보라”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의 위협이 동맹친화적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효과가 있었다면, 북한의 위협은 국수적이고 거래적인 트럼프를 억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러면 한국은 스스로를 지켜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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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경축공연이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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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한국 핵무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이지만, 한국이 핵무장에 나설 경우 예상만큼 국제사회에서 큰 여파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사회의 NPT(핵확산금지조약)는 핵무장국이 비핵무장 국가에 군사용 핵물질을 이양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켈리·김 교수는 “한국 핵무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한국)가 아닌 해외국가, 미국”이라며 “한국이 여전히 NPT에 참여하는 주된 이유는 미국의 압력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또 “(핵무장과 관련한 한국의) 정책 변화가 없는 주된 이유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고, 한미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이 이러한 조치(핵무장)를 밟는다고 해서 비판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NPT 체제의 붕괴를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능력은 미국의 억제력을 약화시키지만, 한국의 핵무장은 그 격차를 메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이 북핵 방어를 이유로 NPT를 탈퇴하고 핵무장의 길을 가더라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가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어 “한국의 핵프로그램 추구는 수십년간 지속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대응이지, 도발적인 무기를 만들기 위한 무모한 질주가 아니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의 핵무장화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은 핵무장의 단점을 과장하고, 장점을 과소평가한다”며 “비록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도 민주주의 국가의 안보 선택을 용인해야 한다는 미국의 자유주의적 가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도 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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