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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2025 신춘문예] 땀내 나는 우리의 일상… 때론 거대한 담론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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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당선 소감

조선일보

-1968년 서울 출생

-고려대 정보통신대학원 졸업

-고려아트컴퓨터학원 원장

-2022년 3월·2023년 5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

붉은색 바탕에 ‘취급주의’ 문구가 붙은 택배 상자가 아파트 현관 앞에 도착합니다. “절대 던지지 마세요. 밟지 마세요.”는 누구를 향한 외침일까요? ‘택배기사의 과로사가 올해만 벌써 10번째…’ 기사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택배를 받을 때면 낮은 곳에서 애쓰는 이들의 땀내가 느껴집니다. 우리의 일상이 때로 거대한 담론이 되어 다가옵니다. 열지 못한 사연이 유리 같은 아픔으로 전해집니다. 하루를 천 년처럼 사는 그들이 있어 나의 아침이 있습니다.

“시인은 모든 감각의 길고 거대하고 이성적인 착란을 통해 견자(見者)가 된다.”라는 랭보의 말이 떠오릅니다. 시조는 저에게 많은 숙제를 던집니다. 시조를 쓰는 ‘견자’로서 하루하루 성찰해 봅니다.

문학은 삶의 무게와 아픔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됩니다. 신춘문예에 당선되도록 지도해 주신 조경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시인의 길에 동행해 준 남편, 시란 동인, 볼륨 동인 모두 고맙습니다. 시조의 길을 열어 주신 심사위원님과 조선일보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 시의 씨앗이신 아버지 영전에 이 운문을 바칩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자매들, 아들딸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나의 가장 안쪽에서 세상의 가장 바깥쪽을 향해 써 나가는 시인이 되겠습니다.

[한승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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