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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계엄에 참사 겹친 2024…시민들 "무탈한 하루의 소중함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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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의 종 타종 행사' 보러 온 시민들

예년보다 적은 인파에 가라앉은 분위기

시민들 "비상계엄에 참사까지…정말 다사다난"

"뉴스보며 우울했지만 거리 집회에서 희망 봐"

"가족과 함께 보내는 무탈한 하루의 소중함 느껴"

고물가 토로도 "봄에 한동안 채소 거의 못 먹어"

노컷뉴스

31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 모습. 주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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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도 충격이었는데 오늘 하필이면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전무후무한 일이 있었네요."

친구와 함께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31일 밤 서울 종로구 보신각을 찾은 조성찬(23)씨는 2024년을 돌아보며 "나라가 여러모로 흔들렸던 한 해"고 회상했다.

행사 시작 수 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예년과 달리 이날 오후 8시 기준 보신각 주변은 한산한 편이었다. 경찰이 밤 11시에 열리는 행사를 대비해 보신각과 종로타워 사이 8개 차로를 비워뒀지만 몰려든 시민이 별로 없어 대부분 차로가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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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31일 진행될 제야의 종 타종행사는 공연과 퍼포먼스는 취소 및 축소하는 등 타종식 중심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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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로 오는 1월 4월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지속되면서 서울시는 오후 11시부터 예정된 이번 타종 행사를 축소하기로 했다. 타종을 앞두고는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도 이뤄진다.

이달 들어서만 '비상계엄 내란사태' 이후 179명의 사망자가 나온 제주항공 참사까지 이어지면서 보신각 앞 분위기는 차분했다. 남동생과 함께 서울 동작구에서 온 최은혜씨는 "작년에도 보신각을 보러 왔지만 올해는 예전에 비해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사람들도 작년보다 훨씬 없는 편이다"라며 "아무래도 무안에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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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뒤로 2024년 마지막 해가 넘어가고 있다. 유난히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던 2024년을 보내고, 내년에는 건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본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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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며 "그야말로 다사다난 했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비상계엄 선포와 제주항공 참사를 꼽는 시민이 많았다. 타종 행사를 보기 위해 대전에서 KTX를 타고 왔다는 김민기(23)씨는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희망적인 소식도 물론 있었지만 제주항공 참사처럼 그렇지 않은 소식이 더 많았다"고 기억했다.

최은혜 씨는 "계엄으로 다들 힘들었을 시기에 그래도 연말을 즐겨 보자고 가족과 같이 떠난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참사가 발생한 것을 보며 마음이 착잡했다"며 "올 한 해 역사적으로 혼란스러운 순간을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무엇보다 무탈하고 가족과 함께 평안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쏟아지는 사건·사고 뉴스에선 절망을 느꼈지만, 탄핵 집회 등 거리에선 희망을 봤다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 성북구에서 아내와 함께 행사에 온 김호철(67)씨는 "올 한 해 뉴스만 틀면 우울하고 답답했다. 특히 군대 시절을 1980년 광주에서 겪은 나는 계엄 뉴스를 보면서 심장이 크게 뛰고 우울감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다 탄핵 집회에 아내와 함께 나가면서 거리에서 희망을 봤다. 탄핵안이 가결되던 순간에 아내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브라보'라고 외쳤다"며 "오늘은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나왔는데 이걸로 약간의 마음의 위로를 삼았다"고 말했다.

고물가가 체감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진숙(60)씨는 "봄에 파, 배추 값이 정말 난리였다. 채소를 한동안 못 먹었다. 그러다 어쩌다 한 번씩 상에 채소가 올라오면 너무 예뻤다"고 말했다. 김민기 씨 역시 "자취생이라 물가가 올라서 식비에 점점 더 많은 돈을 써야 했다"고 돌아봤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보신각 일대에 모인 시민과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이날 오후 6시부터 새해 첫날 오전 7시까지 보신각 일대 교통관리를 한다고 밝혔다. 차량 우회를 유도하는 구간은 세종로사거리~종로2가사거리, 공평사거리~광교사거리, 모전교~청계2가사거리 등이다.

보신각 인근 지하철역인 서울 종각역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무정차 통과할 예정이다.

CBS노컷뉴스는 '제주항공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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