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충돌로 양쪽 엔진 고장에 발생 가능성…추적 정보 메이데이 직전 끊겨
제주항공 사고 현장 찾은 유가족 |
(광주·세종=연합뉴스) 박철홍 임성호 기자 = 무안국제공항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최후의 순간 조류 충돌로 양쪽 엔진이 고장 나면서 전원 셧다운(공급 중단) 상태에 빠졌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랜딩 기어(비행기 바퀴)를 펴지 못한 채 동체로 착륙할 수밖에 없었다는 추측인데, 정확한 상황은 항공기 잔해에서 수거한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추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국토교통부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는 사고기의 전력 셧다운 가능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우선 셧다운을 의심하는 근거는 관제탑과의 통신 두절이다.
기장은 사고 당일 오전 8시 59분에 관제사에게 '메이데이(비상선언)'를 외친 후 통신이 두절됐다.
당시 사고기는 1차 착륙 시도를 멈추고 다시 복행(Go around)하던 중으로, 활주로 위 하늘을 급히 선회 중이었는데 통신 두절이 셧다운으로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다.
여기에 사고기의 전파 기반 항공기 추적 시스템(ADS-B)의 정보가 8시 58분께를 끝으로 끊긴 것도 전원 셧다운을 의심케 하는 배경이다.
ADS-B는 전원 공급이 차단될 경우 작동이 중단된다. 분 단위로 기록되는 이 정보는 메이데이 선언 직전 송출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참사현장 살펴보는 한미합동조사단 |
셧다운은 여객기 엔진 2개가 조류 충돌로 인해 모두 멈췄을 가능성과 연관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두 엔진이 모두 고장 나면 약 1분 내로 후방에 있는 보조 동력 장치(APU)가 가동되기 전까지 모든 전자기기가 작동하지 않는다.
두 엔진이 모두 고장 나면서 유압 계통에 이상이 생겨 랜딩기어 작동이 되지 않은 데다, 긴급 상황에서 전기로 랜딩기어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비상 축압기도 먹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항공사 기장 출신인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사고 당시에는 APU가 가동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랜딩기어를 수동으로 내릴 수 있는 비상장치도 작동에 최소 1분 30초 정도가 필요해 급히 동체로 착륙할 수밖에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기가 '메이데이'를 선언한 후 착륙을 멈추고 고도를 높이는 복행 후 급히 선회해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한 사고 정황에 '전원 셧다운'을 끼워 넣으면 설명이 된다는 분석인 셈이다.
국토부는 정확한 사고의 원인에 대해 "비행기록 장치, 조종사 통신 기록 등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미국 정부 및 보잉 합동조사단에서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pch80@yna.co.kr,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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