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시민들, 여객기 폭발 참사 현장 찾아
시민들 “돌아가신 분 많아 안타까운 심정”
30일 제주항공 여객기가 폭발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는 당시의 참혹했던 사고 현장을 보기 위한 유족과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무안=김도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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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무안)=김도윤·이용경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는 당시의 참혹했던 사고 현장을 눈으로 보려는 유족과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여기저기 흩어진 망자(亡者)의 물건들을 보며,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30일 헤럴드경제가 찾은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고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곳은 지난 29일 오전 9시3분께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폭발한 사고 현장. 참혹했던 사고를 기억하려는 유족과 시민들이 몰렸다.
목포에 사는 권만안(63) 씨는 “돌아가신 분들이 많다는 소식에 마음이 너무 아파서 들렀다”며 “내가 매일 다니는 길에서 이렇게 대형 참사가 발생할 줄은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광주에 산다는 A(51) 씨는 “사고가 난 날 근처에서 남편과 낚시하고 있는데 ‘쾅’하는 소리가 났다”며 “살면서 들은 소리 중에 제일 크고 무서웠다. 소리만 듣고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가 시커멓게 나서 가보지는 못하고 몇 시간을 무서워서 제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며 “지금도 생각하면 손이 덜덜 떨린다. 가족 잃은 분들은 오죽할까 더 이상 말을 못 하겠다”고 했다.
사고 현장 폴리스라인 넘어 보이는 항공기 탑승객 좌석은 심하게 찌그러져 있거나 유류품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철책 밖으로는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조화가 놓여 있었고 조화 위에는 교통대 비행훈련원이 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타까운 죽음,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길 기도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그 옆에는 과자나 술이 보였다.
철책 밖으로는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조화가 놓여 있었다. [무안=김도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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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사로 가깝게 지내던 동생을 잃은 노재만(54) 씨는 “당시에 너무도 고통받았을 동생의 넋을 위로하려고 왔다”며 “동생이 최대한 아프지 않게 갔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목포에서 온 정해성(70) 씨는 “실제 사고 현장에 와보니 이렇게까지 파편이 튀고 할 줄은 전혀 몰랐다”며 “시국도 어려운데 이런 대형 사고까지 발생해 마음이 착잡하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유독 사고가 잦았는데, 내년에는 다치는 사람 없이 나라가 평화로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군산 시민 주종민(56) 씨는 “젊은 시절 때 파일럿 생활을 잠깐 했었다”며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주씨는 “버드스트라이크에 엔진이 망가지고 항적을 보니 착륙할 때 복행 하려다 급히 착륙한 것 같은데 그 정도로 급하게 할 정도였으면 기장은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현장에서는 사망자의 유류품을 찾기 위해 특수부대원이 군견을 이끌고 수색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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