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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적어도 내년 9월까지 환율이 1500원대를 넘보며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원달러 환율이 '상고하저'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환율 장기화를 점치고 있는 것이다. 환율방어를 위한 외환보유액 매도가 외환위기를 또 다시 불러올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3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계엄사태 이후 4일부터 13일까지 시티그룹, 스탠다드차티드 등 해외투자은행들의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중간값을 기준으로 갈수록 상승해 내년 1·4분기 1435원, 2·4분기 1440원, 3·4분기 1445원으로 나타났다. 이런 예상이 나오면서 환율 강세가 1년이상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BNP파비아스와 노무라은행은 지난 12일과 13일 내년 매분기 환율이 상승해 3·4분기에 각각 1445원과 1500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웰스파고는 내년 3·4분기 환율이 1460원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계엄선포 이전인 지난 11월 8일을 기준으로 올해 4·4분기 1315원, 내년 1·4분기 1305원, 2·4분기 1300원 수준으로 안정화할 것이라는 기존 글로벌 IB들의 예측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환율이 내년 9월까지 강세를 보이며 1500원대를 넘나들 것이란 예측은 이번 환율 상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다르다는 의미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된 2016년 12월 9일을 전후해서 환율은 1209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듬해 1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이 이뤄진 2017년 3월 10일께 1130원대로 떨어졌다.
이번 탄핵 정국 리스크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내용과 규모면에서 대외신인도에 더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김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자료에서 “최근 환율상승은 국내총생산(GDP)개선 효과가 크지 않은데 비해 수입가격을 높여 수입의존도가 높은 설비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8월 이후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의 변동성 추가 확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장기간 환율 방어에 나설 경우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한은은 이번 계엄사태 여파로 환율이 계단식으로 상승할 때마다 외환보유액으로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IEP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장기간 대규모 달러 매도는 외환보유액을 급하게 줄여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KIEP는 또한 “환율을 낮추려는 금리 인상은 가계·기업의 이자 부담을 높이고 경기침체를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IEP는 △국민연금 외환스왑 규모와 환헤지비율 확대 △일본, 스위스, 호주, 캐나다와 체결한 통화스왑 활용 △미국·유럽과의 양자 통화스왑 신규 체결로 무역 결제에 따른 달러화 수요을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현재 250만원인 해외증권투자 수익 공제 한도를 일시 상환해주고, 해외재산 매각 자금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양도소득세를 일시 감면해서 내국인의 해외투자자금을 국내 유입을 촉진하는 대안도 나왔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국내 증권투자분에 대한 세금 우대, 밸류업 제도 강화 등도 제시됐다.
산업연구원 역시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금융당국은 외환보유고 관리를 통해 시장심리와 환율을 안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통화스왑을 적시에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500원까지 오른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재값 상승, 물가 급등, 생활비 증가, 내수 위축 등 국민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 이탈, 국가신용등급 하락, 경제성장둔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이 위기를 속히 끝내기 위해서는 윤석열 탄핵 심판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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