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2년 내 ‘최대’
5대銀 모두 20개월 만에 처음 1%P 넘어
KB·NH 1.27P% 최고… 하나·우리·신한 順
국내 19개 은행 중엔 전북銀 5.93%P 1위
당국 관리 주문하자 대출 가산금리 상향
금리인하기 이례적 예대금리차 벌어져
12월 규제 풀면서도 대출금리는 그대로
“가계대출 목표치 정하면 낮추기 시작”
30일 서울의 현금자동인출기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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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2년 만에 최대… 1위 전북은행
30일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11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00∼1.27%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상품은 제외한 수치이다.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모두 1%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의 이익은 커진다.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금리는 높아지고, 예·적금 금리는 낮아지는 만큼 은행의 이른바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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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중에는 국민과 농협의 예대금리차가 각각 1.27%포인트로 가장 컸고, 이어 하나(1.19%포인트)·우리(1.02%포인트)·신한(1.00%포인트) 순이었다.
전체 19개 국내 은행 중에서는 전북의 11월 예대금리차가 5.93%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이어 토스뱅크(2.48%포인트), 한국씨티(2.41%포인트), 카카오뱅크(2.04%포인트) 등 상위 4개 은행 모두 2%포인트를 넘었다.
이달 들어 은행권이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본격 인하하면서 예대금리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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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는 안 내리고 예적금 금리만 인하
올해 하반기와 같은 금리 인하기에는 보통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든다. 그런데도 이례적으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은행권이 대출 가산금리를 줄줄이 올린 뒤 내리지 않은 여파로 분석된다. 지난 8월 주택담보대출 급증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자 은행별로 서너 차례에 걸쳐 가산금리를 상향 조정해 대출금리를 총 0.7∼1.0%포인트씩 인상한 바 있다.
한은이 지난 10월, 11월 연이어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부터 재빠르게 내렸다. 그동안 높여놓은 대출 가산금리는 건드리지 않은 채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 상향 △비대면 대출 제한 △모기지 보험(MCI·MCG) 적용 부활 등 다른 대출 억제책만 풀었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1월 신규 주담대 금리는 연 4.3%로 전월보다 0.25%포인트 올랐고, 신용대출도 0.31%포인트 뛰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하를 조만간 국민이 직접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12월 들어서도 가계대출 금리는 오름세다. 지난 23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는 3.49~5.89%로, 2주 전인 9일보다 금리 상·하단이 각각 0.13%포인트씩 올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후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대출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원화 유동성이 풍부하다 보니 은행들이 굳이 금리를 올리면서 예·적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1월부터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가 새로 설정되는 만큼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지 않는 한 은행들이 가계대출 확보를 위해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의 대출을 빨아들이면서 대출금리 인하 경쟁이 벌어졌다”며 “당장 내년 1월은 아니어도 1분기에는 대출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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