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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닻 올린 권영세號 “계엄·탄핵 사과”… 정국 수습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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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대위원장 공식 취임

주요 당직 전원 원내인사 내정

취임식 생략하고 무안 내려가

野에 국정협의체 재개 제안도

단일대오·당 지지율 반등 숙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공식 취임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지 2주 만에 출범하는 ‘권영세 비대위’가 계엄·탄핵 정국의 늪에 빠진 당을 구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권 위원장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반성과 쇄신 의지를 강조하며 야당에 협치를 요구했다. 권 위원장은 언론에 배포한 취임사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변화와 혁신의 채찍질을 멈추지 않겠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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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야당의 ‘줄탄핵’을 비판하며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줄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입법 폭거를 멈춰 달라”고 했다. 권 위원장은 “사법이 할 일은 사법에 맡겨 놓고 국회는 국회의 역할을 할 때”라며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어려운 민생을 챙기는 일에, 급박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는 일에, 혼란스러운 정국을 안정시키는 일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취임식을 생략한 권 위원장은 첫 일정으로 전남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족들을 위로하고 정부 측에 조속한 수습을 당부하면서 “정부에서 도울 수 있는 것은 다 돕고, 우리 당에서도 도울 수 있는 최대한을 돕겠다”고 말했다. 국가애도기간임을 고려해 정치적 행보와 메시지를 최소화하고 재난 수습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장 권 위원장 앞에는 계엄·탄핵 정국 수습이란 과제가 놓여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은 탄핵 찬성·반대파가 갈리며 극심한 내홍을 겪었고, 결국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당에 쓰인 ‘내란 정당’, ‘윤석열 대통령 엄호’ 이미지를 탈피해야 할 필요성도 생겨났다. 우선 권 위원장은 31일 비대위원 임명이 마무리되는 대로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에 나설 예정이다.

계엄 사태 이전부터 고꾸라진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숙제다. 그동안 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쌍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서 달라진 태도를 보여야 쇄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6∼2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0.6%로 일주일 전보다 0.9%포인트 올랐고 민주당은 45.8%로 4.5%포인트 하락했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계엄 사태 직후였던 12월 2주(26.7%포인트)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14주째 오차범위 밖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내 화합 역시 주요 과제다. 비대위에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인물을 등용하고, 선수와 지역별 안배에 신경 쓴 것도 안정적인 당 관리에 중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권 위원장은 비대위원에 3선 임이자(경북 상주·문경), 재선 최형두(경남 창원 마산합포), 초선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최보윤(비례대표) 의원을 내정했다.

신임 사무총장에는 3선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전략기획부총장에 재선 조정훈(서울 마포갑), 조직부총장에 ‘탄핵 찬성파’ 초선 김재섭(서울 도봉갑) 의원이 내정됐다. 당 수석대변인은 초선 신동욱(서울 서초을) 의원이,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대통령실 출신 초선 강명구(경북 구미을) 의원이 맡는다.

친윤(친윤석열)계가 다수 등용된 것과 달리 친한(친한동훈)계가 이번 비대위 인선에서 사실상 배제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동훈 지도부’에서 유임된 인물은 김상훈 정책위의장(대구 서)과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부산 해운대갑) 뿐이다. 비대위가 전원 현역 의원으로 꾸려져 원외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인선 발표 이후 원외 당협위원장 40여명은 권 위원장에게 비대위에 원외 당협위원장을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유지혜·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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