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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무릎 꿇고 눈물… 무안 현장 달려간 여야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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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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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는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틀째인 30일 사고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거나 90도로 허리를 굽혀 유가족을 위로하며 조속한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을 약속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현안 질의가 예정됐던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취소되는 등 이날 국회 일정은 올스톱됐다. 비상계엄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도 하루 연기해 31일 회의를 연 뒤 같은 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가 1차 원인이지만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헌법재판관 임명 공방, 고환율 여파 등 ‘여야가 국정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정공백 책임론’ 불똥을 피하기 위해 정쟁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 무릎 꿇고 눈물…고개 숙인 여야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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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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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공항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가족의 손을 잡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제가 죄송하다”고 말하고,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에게는 손수건을 건넸다. 전날 이 대표는 유가족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요청 사항을 메모지에 받아 적기도 했다. 그는 무안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에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라며 “당 항공참사대책위가 현장에 머물며 피해자 가족이 필요로 하는 구체적인 도움을 드리겠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오후 공항을 찾아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일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그 일을 못 해 많은 분이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며 “국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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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0.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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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을 생략하고 취임 첫 일정으로 공항을 찾아 “유족이 느꼈을 하늘이 무너질 듯한 슬픔을 어떤 말로도 위로될 수 없을 것”고 했다. 권 위원장은 검시·검안 절차와 관련해 “유족들이 어려움을 호소해서 평소 SOP(표준운영절차)대로 하지 말고 빨리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오전 현장에서 “최대한 여러분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오열하는 유족을 무릎 꿇고 부축하며 위로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어떠한 사고가 있더라도 지역 비하는 안 된다”며 당 대책위 명칭에서 무안을 제외했다.

● 책임론 불똥 튈까 정쟁 자제

민주당은 참사 발생 직후부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 내란 및 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 등 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참사 발생 전날인 28일까지 ‘줄 탄핵’까지 언급하며 강도 높게 압박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도부 차원에서도 소속 의원들에게 ‘최 대행 탄핵’ 언급을 자제하라는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결과만 보면 한 총리를 탄핵함으로써 최 권한대행이 ‘1인 4역’을 맡게 됐다”며 “탄핵을 더 강조했다간 민주당이 국정 마비를 초래했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여당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민주당의 줄 탄핵으로 인한 국정 공백이 걱정”이라고며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지만 당 차원 공세는 자제하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금은 위로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민주당은 2025년도 예산안에서 예비비를 4조8000억 원에서 2조4000억 원으로 깎아 피해자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허위 정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년도 정부예산안 중 재난재해대책비는 정부 원안인 9270억 원으로 통과됐고, 재난 대책에 쓸 수 있는 목적예비비도 1조6000억 원 반영돼 있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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