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3 (금)

랜딩기어·보조날개 '무용지물'…무안 항공기 무슨 일 있었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랜딩기어 수동조작·보조날개 작동 無

당초 사고 원인에 조류충돌·랜딩기어 고장 꼽혔지만

랜딩기어 수동조작 없고 플랩·스포일러도 작동 안해

국토부도 '셧다운' 언급…총체적·복합적 요인 있었던듯

착륙 방향·접지 지점도 의문…"美 합동조사로 교신내용 공개...

[이데일리 남궁민관 박지애 기자] 승객과 승무원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을 두고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당초 엔진에 조류가 빨려들어가며 고장을 일으키는 ‘조류 충돌’과 ‘랜딩기어 고장’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여기에 랜딩기어 수동조작이 없었고 보조날개조차 미작동하는 등 통상적인 운행과 다른 점들이 목격되면서다. 조종사들이 대처하지 못할 총체적·복합적 문제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힘을 얻는 가운데 블랙박스 해독 결과에 따라 책임 소재 향방도 갈릴 전망이다.

이데일리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원인은 기체와 조종사 등 당시 내외부 요건을 복합적으로 봐야해 시간이 걸린다”며 “플랩 문제, 착륙 중 셧다운 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는데 정확한 건 블랙박스 자료를 추출해봐야 안다”고 밝혔다.

참사가 발생한 직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조류 충돌 외 이보다 심각한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일단 참사 발생 직전인 오전 8시 57분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이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내린지 2분여 만인 59분 조종사가 조류 충돌로 인한 비상선언 및 복행 통보가 이뤄진 터다. 조류 충돌에 따른 엔진 고장으로 유압체계에도 이상이 생기면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다만 엔진이 모두 고장이 났는지 여부, 유압체계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중력을 이용해 랜딩기어를 수동으로 작동을 할 수 있는 점, 착륙시 항공기 속도를 줄이기 위해 수직으로 내리거나 올리는 보조날개 플랩·스포일러마저 작동하지 않은 점 등 의혹이 쏟아져 나온다. 착륙 중 동체 전력 공급이 아예 끊기는 셧다운 등 조종사가 아예 대처할 수 없을 정도의 긴박한 상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동체착륙을 시도한 활주로 지점도 이에 힘을 보탠다. 당초 사고 항공기는 오전 8시54분 활주로 01방향 착륙 허가를 받았다가 57분 조류 충돌 주의 경보로 복행을 결정했는데, 이후 단 2분이 지난 9시1분 01방향의 역방향에 해당하는 19방향으로 급하게 착륙을 시도했다. 국토부 추정 착륙 접지 역시 활주로 초입이 아닌 3분의 1이 지난 지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목격되면서 결국 블랙박스 해독만이 진상규명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 전문가는 “기체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또 조종사가 어떤 상태였는지 등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만큼 훼손된 블랙박스 해독 능력이 뛰어난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제조 역량을 가진 보잉의 전문적 의견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는 “미국과 합동조사가 이뤄짐에 따라 관제탑과 조종사 간 교신 내용은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