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권영세 국민의힘 신임 비대위원장이 30일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후 발표한 서면 취임사를 통해 "우리 당, 우리 국회,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너무나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권성동 원내대표가 '국민이 만족하실 때까지 사과하겠다'고 예고했던 권 위원장의 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이 한 마디에 그쳤다.
계엄 선포 사흘 뒤인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며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던 대국민 담화와 판박이다. 권 위원장 역시 헌법기관에 대한 위헌적 계엄군 투입,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군경 관계자들의 국회 침탈 증언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반면 권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입법 폭거를 멈춰달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그는 "이제 사법이 할 일은 사법에 맡겨놓고 국회는 국회의 역할을 할 때"라며 "줄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여야정 국정협의체는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으로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좌초되었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을 논의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라며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권 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열린 것과 관련, 정확한 주어를 생략한 언급을 남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지난 주말,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운 국민을 보면서, 마음이 참으로 아팠다"며 "그 마음을 잊지 않겠다"다고 했다. 당시 광화문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와 이에 반대하는 맞불집회가 동시에로 열렸는데, 그중 무엇을 지칭하는지 특정하지 않은 채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만 말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권 위원장은 당 내부적으로는 단합과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그는 "8년 전 탄핵의 모진 바람도 이겨내고 당을 재건하여 정권 재창출을 이뤄냈다"며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믿고, 서로의 손을 더욱 단단하게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로의 생각이 조금 다르더라도 지금의 위기 앞에서는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전국위원회의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 비대면 투표를 통해 공식적으로 새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전국위에선 546인(투표율 69.38%)이 투표에 참여했고, 찬성 486인(찬성율 89.01%)으로 임명안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권영세 비대위'에는 3선 임이자(경북 상주문경), 재선 최형두(경남 창원마산합포) , 초선 최보윤(비례), 초선 김용태(경기 포청가평) 의원 등이 비대위원으로 선임됐다.
정책위의장에는 한동훈 비대위 당시 임명된 김상훈 의장이 유임됐다. 3선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맡았다. 이외 친윤계로 분류되는 초선 강명구(경북 구미을) 의원이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 올랐다. 주요당직 중 탄핵 찬성파 의원으로는 초선 김재섭(서울 도봉갑) 의원만 홀로 조직부총장직에 올랐다.
한편 권 위원장은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께 마음 깊이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취임과 더불어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한 그는 "국민의힘은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신속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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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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