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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비행기 타기 무섭다” 여행 예약 취소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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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9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무안공항 사고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2024.12.29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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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은퇴를 앞둔 정현성 씨(61)는 내년 2월 베트남 달랏 여행을 계획했으나 30일 결제 직전에 취소했다. 이 시기에 해당 여행지로 가는 노선은 제주항공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씨는 “마음이 불편해 도저히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며 “다른 항공사라고 해도 찝찝한 건 마찬가지여서 그냥 조용히 집에서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29일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연말·연시 해외여행을 계획한 여행객들이 비행기 탑승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잇달아 일정을 취소하고 있다. 제주항공이나 사고 여객기 기종인 ‘보잉 737-800’에 대한 불신을 넘어,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에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여행사에 따르면 오전에만 약 2600명이 패키지·항공권 등 여행 상품 취소를 요청했다. 이 여행사에서 지난주 같은 요일 온종일 2800명이 여행 상품 취소 요청을 했던 것을 고려하면 평소 대비 취소 요청 건수가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은 가격이 저렴한 LCC(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해 단거리 여행지인 일본이나 동남아로 가는 상품이 대다수다.

이 회사 관계자는 “LCC 이용 편 취소 요청이 대부분이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를 타는 여행 상품 취소 요청도 적지 않다”며 “수수료를 내는 한이 있어도 취소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오늘 오전부터 여행 취소, 항공기 변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건수를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관련 팀이 바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제주항공은 내년 3월 29일 이전 출발하는 국내·국제선 전 노선에 대한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로 한 만큼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상품을 취소하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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