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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블랙박스 외관 훼손···원인 규명에 6개월 넘게 걸릴 듯[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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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TSB와 공동 조사, 보잉도 참여

아시아나 샌프란시스코 사고도 11개월

경향신문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조화가 놓여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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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사고 원인을 밝히기까지 최소 6개월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사고 당시 여객기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를 수거,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기체 제작사인 보잉사와 함께 합동조사를 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사고 여객기의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등 블랙박스 2종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해 파손 상태와 데이터 추출 가능성을 판단할 것”이라며 “미국 NTSB와 저녁부터 합동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국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맡고,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와 공동조사하기로 했다. 기체 제작사인 보잉사도 조사에 참여한다. 국토부는 이날 저녁 미국 NTSB 관계자 2명과 보잉사 관계자 2명이 한국에 도착한다고 전했다. 사고조사위는 상황 확인차 이날 오전 관제사 2명 면담도 진행했다.

사고 원인을 밝히는 결정적 단서는 항공기 ‘블랙박스’로 불리는 비행자료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에 있다. FDR은 비행 경로와 각종 장치 작동 상태를 담고, CVR은 조종실 내 대화와 경고음 등을 녹음한다. 각 장치 안에 담긴 데이터를 추출하고 현장 상황과 비교해 착륙 당시 랜딩기어가 작동이 되지 않은 이유, 엔진 이상 시점, 착륙 방향을 선회한 이유 등을 의문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비행자료기록장치의 외관이 일부 훼손됐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거한 블랙박스 2개 중 1개의 외형이 손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전문가들이 어떤 부분이 훼손됐고, 훼손된 가운데 데이터를 어느 정도 추출할 수 있을지 선별 작업을 진행해봐야 조사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내부의 일부라도 훼손됐다면 조사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전날 “여객기 사고 조사 기간은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3년씩 걸린다”며 “기체가 외국에서 제작된 데다 기체 문제와 조종 절차, 외부 요인 등 복합적 상황을 조사해야 해 장시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2013년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다 발생한 사고도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11개월이 걸렸다. 이번처럼 새 떼와 충돌해 발생했던,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미국 뉴욕의 US에어웨이즈 1549편 항공 사고도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1년4개월 가량 걸렸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4차 회의에서 사고원인 조사와 관련해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조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유가족에게 알려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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