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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양자컴퓨터-양자통신 기술… 현실로 성큼 다가온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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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

복잡한 연산 수행 가능한 양자컴… 구글서 오류율 줄이는 기술 개발

해킹 불가능한 양자통신시스템… 중국-미국에서 무선 구현 성공

2025년 새해는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IYQ)’로 지정됐다. 현대물리학의 핵심 이론으로 여겨지는 양자역학이 정립된 지 100년 만에 양자역학 이론을 활용한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기술 등이 빠르게 발전하며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유엔은 6월 7일 양자역학과 응용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25년을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1925년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원자나 전자 등 입자를 다루는 미시세계에서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행렬역학’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같은 해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으로 물질의 상태를 설명하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완성했다. 100년 전인 1925년은 양자역학의 근간이 되는 개념이 등장한 기념비적인 해인 셈이다. 100년이 흐른 현재 연구성과가 쌓이고 실험 장비가 발전하면서 양자역학을 토대로 한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 기술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양자컴퓨터다. 양자컴퓨터는 어떤 물리적 상태가 하나로 결정되지 않고 중첩된 ‘양자 중첩’ 현상을 활용한 정보 단위인 큐비트(qubit)를 활용해 복잡한 연산을 수행한다. 변수가 매우 많아 현존 슈퍼컴퓨터로 해결하기 어려운 기후변화 예측이나 신약·신소재 후보 물질 탐색, 자원 최적화 문제 해결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아직 큐비트가 외부 환경 변화에 예민해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는 점이다. 오류를 수정하지 못하면 연산을 반복할 때 결과의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동아일보

구글의 105큐비트급 최신 초전도 양자 칩 ‘윌로’. 구글 퀀텀A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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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이달 9일 큐비트를 추가할수록 오류율을 기하급수적으로 줄이는 수준에 처음으로 도달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향후 큐비트 수가 늘어난 대규모 양자컴퓨터에서 오류가 없는 양자 알고리즘을 실현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정표라는 평가를 받았다.

큐비트 구현 방식에서도 현재 가장 많이 발전된 초전도 회로뿐 아니라 중성원자, 이온 등 다각도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최대 기술박람회로 꼽히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도 양자컴퓨터에 주목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셔피로 회장은 새해 1월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 처음으로 양자컴퓨팅 분야 콘퍼런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양자통신도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되고 있다. 양자 중첩 상태의 광자(빛 입자)는 정보의 복제가 불가능해 이를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통신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중국은 2016년 인공위성 ‘묵자’를 발사하고 2017년 1200km 떨어진 두 지역 사이에서 무선 양자통신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에는 7600km 거리에서도 양자통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35km 떨어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속한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사이에서 양자통신을 시연하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올해 5월 네이처에 발표했다. 실제로 사용 중인 광통신망을 활용해 양자통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양자통신 기술 상용화에 큰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양자 광학 분야는 센서와 의료영상·진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고온초전도체 등 기존 물질과 완전히 다른 양자물질에 대한 탐구도 이어지고 있다.

유엔은 “양자 100주년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양자과학기술은 기후변화, 에너지, 식량안보 등 유엔에서 강조하는 사회적 과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과학 분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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