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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무안공항 참사' 조류경보→메이데이→충돌까지 '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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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3시50분 기준 사망자 124명
조종사 '메이데이 선언' 5분뒤 동체착륙·충돌
활주로 짧았나? "그렇게 보기 어려워"


전남 무안국제공항 관제시설에서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착륙 직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주의 경보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분 뒤 조종사가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하고 5분 뒤 비상 착륙인 '동체착륙'을 시도했지만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탑승자 181명(승객 174명, 승무원 6명) 중 승무원 2명만 구조된 상황이다. 확인된 사망자 수가 120명을 넘었다. 비행기가 전소하면서 꼬리 칸을 제외하고는 기체가 크게 훼손된 상태라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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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관련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국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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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57분 조류 경보, 9시3분 충돌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29일 오후 3시 제주항공 7C 2216편(방콕-무안) 사고 관련 3차 브리핑에서 "현재 항공기는 전소했으며 태국 국적 2인 포함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등 탑승객 181명 중 사망자는 117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오후 3시 기준 집계로, 현재는 확인된 사망자 수가 120명을 넘어섰다. 전체 탑승객 중 구조자는 승무원 2명뿐이다. 남자 승무원은 목포한국병원, 여자 승무원은 목포중앙병원으로 각각 이송된 상태다.

해당 여객기는 이날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비상 착륙인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오전 9시3분께 구조물과 충돌해 폭발했다. 조류 충돌로 추정되는 사고로 인해 랜딩 기어를 꺼내지 못하면서 비상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토부는 정확한 사고원인은 파악중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해당 항공기가 착륙하기 직전 조류 충돌 주의 경보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 실장은 "현재까지 파악한 경위로는 당초 활주로 01번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다가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관제탑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19번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줬고, 조종사가 이를 수용해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서 담벼락을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국토부는 관제탑에서 해당 여객기에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내린 뒤 동체 충돌까지 6분이 걸린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관제탑에서 오전 8시57분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주고, 조종사가 8시58분 조난신호인 '메이데이'를 선언한 뒤 9시3분에 충돌과 폭발이 있었다.

국토부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소속의 조사관을 현장에 보내 초동 조사 중이다.

주 실장은 "비행기 블랙박스는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 두 가지가 있는데 시간이나 세부 동선은 비행기록장치를 통해 알 수 있다"며 "현재 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위해 비행기록장치를 수거했다"고 했다.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짧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국토부가 재차 부인했다. 주 실장은 "그 전에도 항공기 운항을 했었다"며 "활주로 길이가 충분치 않아 사고가 났다고 보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인천공항(3700m), 김포공항(3600m)에 비해 짧다.

이어 "사고 항공기 기장은 현 직책을 맡은 게 2019년 3월로 비행 시간은 6823시간 정도이며 부기장은 2023년 2월 현 직책을 맡았고 비행 시간은 1650시간 정도"라고 전했다.

희생자는 무안공항 내 설치된 임시 영안실에 안치 중이다. 오후 3시 기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총 12명으로 알려진다. 소방 당국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지만 기체 파손 등으로 55명이 실종 상태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 수습을 위해 소방 490명, 경찰 455명, 군 340명, 해경, 지자체 등 관계자 1562명의 인원이 동원됐다. 유가족 지원을 위해 현장에 부산지방항공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역 사고수습본부도 설치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관련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했다. 박 장관은 "인명구조, 피해자 수습과 장례 준비, 유가족 위로와 설명, 철저한 사고원인 조사와 대책, 여타 국제선 항공 대체편 마련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보잉 737-800은, 무안공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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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 관련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사고 관련 브리핑 후 이동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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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여객기를 운영해온 제주항공은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애경그룹이 합작 설립한 저비용 항공사(LCC)다. 규모 면에서 국내 LCC 중 가장 크다. 올해 1월 현재 4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50개 도시, 85개 이상의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2009년 3월 인천-오사카 정기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다. 2015년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지난 8일부터 무안공항에서 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사고가 난 7C2216편은 주 4회 방콕과 무안을 왕복했다. 제주항공은 2018년 4월 무안공항에 첫 취항 했으나 정기편 운항은 이달이 처음이었다.

사고기는 미국 보잉사 '737-800'기종이다. 항속거리 5700km로 주로 중단거리를 운항하며 180개 안팎의 좌석을 갖췄다. 국내 LCC 대부분의 주력기종이다. 국내에서 이 기종은 101대가 운항되고 있다. 항공사별로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이다.

보잉 737-800과 계열 기종 737 맥스는 최근 사고가 잦았다.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소속 보잉 737맥스 추락사고(탑승자 189명 전원사망), 2019년 3월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소프트웨어 결함 추락사고(157명 전원사망), 2022년 3월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중국 동방항공 737-800 추락사고(132명 전원 사망)등이 대표적이다.

사고가 난 무안공항은 2007년 11월 8일 개항했다. 연간 14만회 이착륙이 가능한 2800m 길이 활주로와 항공기 9대가 동시에 주기할 수 있는 계류장 9만여㎡를 갖췄다. 이번 달부터 개항 이후 처음으로 매일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한 달도 안 돼 참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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