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 착륙은 권고대로 이뤄져…스피드 브레이크·플랩 미작동"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7분쯤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태국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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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전남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짧은 활주로 탓은 아니지만 거리가 더 길었다면 대형 참사가 될 가능성은 낮출 수 있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29일 무안공항에서 버드 스트라이크로 추정되는 사고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 외벽에 부딪힌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탑승자 181명 중 사망자는 124명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 등은 활주로 길이를 사고 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고 여객기 기종(보잉 737-800)은 활주로 길이 1800m 정도면 착륙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는 2800m다.
다만 전문가들은 활주로 길이가 더 길었다면 피해를 줄일 가능성은 높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인천국제공항(3750~4000m)과 김포국제공항(3600m) 대비 길이가 800m가량 짧다.
전직 조종사 A씨는 "활주로 끝까지 가서 외벽에 부딪혔다는 건 동체 착륙 자체는 권고한 대로 이뤄졌다는 뜻"이라며 "가능한 한 긴 활주로에 내리는 게 안전한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화면을 육안으로 봤을 땐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유압 계통 또는 엔진에 문제가 생겨 착륙 과정에서 속도를 줄여주는 스피드 브레이크, 플랩 등이 제대로 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피드 브레이크는 항공기 양 날개 위 패널이 기립하는 방식으로 항공기 항력을 증가시켜, 플랩은 꼬리 날개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항공기 양력을 증가시켜 착륙 시 속도를 줄여준다.
A씨는 "동체 착륙 시 두 장치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만큼 착륙 속도가 줄어들지 않아 활주로 길이를 많이 잡아먹게 된다"고 말했다.
대신 동체 착륙을 하면서 활주로 길이가 얼마나 필요한지 정확한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아 활주로 길이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블랙박스 등 추가 원인 분석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 원인을 규명해야만 활주로 길이가 사고 피해 확대의 원인이 됐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 역시 "버드 스트라이크가 엔진 이상과 함께 유압라인 고장의 원인이 됐는지는 복합적으로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며 "활주로 길이가 충분히 길었다면 피해가 이 정도로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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