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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조류 충돌로 랜딩기어 고장?... 전문가들도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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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9일 오후 전남 무안공항에서 소방 당국이 착륙 도중 충돌로 추정되는 사고가 난 여객기 주변 화재 현장 수색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항공기 제조사인 미국 보잉 측은 영국 가디언에 제주항공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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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항공 역사상 절대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며 항공기 정비 불량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반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29일 공항 당국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오전 1시 30분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는 이날 오전 8시 30분 무안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한 사고 여객기는 1차 착륙을 시도하다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 다시 복행(Go Around)해 재착륙을 시도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항공기는 바퀴에 해당하는 랜딩기어가 정상적으로 내려오지 않은 체 동체 착륙을 시도한 장면이 포착됐다. 랜딩기어 고장의 원인은 현재까지 '버드 스트라이크'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사고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극명히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 관련 학과 교수는 "항공기 시스템상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항공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랜딩기어는 동체 내부에 격납돼 있어, 새가 부딪쳐도 랜딩기어가 내려오는 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랜딩기어는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내려오도록 설계돼 있고 내려온 이후 잠금장치가 작동해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만큼, 버드 스트라이크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는다는 주장은 항공 시스템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추측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1차 착륙 시도 당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조종사가 랜딩기어를 내렸는데 센서 경고가 작동하거나, 기계적으로 내려오지 않았을 수 있다"라며 "항공기는 출발 전 철저한 점검을 받고 있지만 과도한 아이싱(결빙)으로 인해 랜딩기어 도어가 얼어붙는 등 정비 불량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버드 스트라이크로 엔진에 문제가 발생해 연쇄적 트러블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상공에서 떠 있을 때 엔진 부분에 화염 일부가 뒤로 발산하는 것으로 보였다"라며 "상공에서 엔진에 화염이 일부 발생한 모습이 보였다면, 이는 버드 스트라이크의 가능성을 높이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진 문제로 인한 트러블은 기체의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며, 개연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정비 불량과 기체 불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방콕 공항에서 이륙 시 현지 정비사들이 외관 점검과 랜딩기 기어 관련 로그 사인을 남겼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비상의 문제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라며 "버드 스트라이크를 비롯해 공항에서 후풍이 불며 랜딩기어의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는 등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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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fnnews.com 이동혁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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