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 3차 출석 요구도 불응…'尹 신병 확보' 가시화하나

통상 3차 출석요구 불응 땐 체포영장 청구 수순

檢 김용현 신문조서도 전달받아…조사기반 마련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3.10.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윤주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3차 소환에도 끝내 불응하면서 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이날 낮 12시쯤 "윤 대통령은 금일 오전 10시 공수처에 출석하지 않았다"며 "향후 조치에 대해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출석 요구는 적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을 대리하는 윤갑근 변호사는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적법한 출석 요구가 없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18일과 25일 1·2차 출석 요구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까지였던 3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면서 공수처가 체포 영장을 청구해 강제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통상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출석 요청을 정당한 이유 없이 3차례 거부하면 체포영장을 청구한다. 사실상 이날 출석 요구가 최후통첩이라는 시각이 많다.

공조본 관계자는 "실무에서 4번 이상 출석 요구는 하지 않고, 여론 등을 고려하면 공수처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오동운 공수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을 체포할 의지가 있는지 묻자 "상황이 되면 긴급체포 또는 체포 영장에 의한 체포를 시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윤주희 디자이너

특히 공수처가 전날 검찰로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진술이 담긴 피의자 신문조서도 전달받은 만큼 윤 대통령 조사 기반도 마련됐다는 평가다. 공수처는 그동안 수사한 내용이 충분하지 않아 윤 대통령이 출석해도 조사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검찰이 전달한 김 전 장관 사건 기록엔 윤 대통령 관련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상당히 의미 있는 증거 자료를 보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27일 김 전 장관을 내란죄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보도참고 자료 상당 부분을 윤 대통령 혐의 설명에 할애했다. 사실상 윤 대통령 공소장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검찰이 밝힌 김 전 장관 공소사실 요지에는 윤 대통령이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며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지시한 내용이 포함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국회의원들을 다 체포하라고 지시한 내용도 언급됐다.

윤 대통령 측이 "(대통령은) '체포해라' '끌어내라'는 용어를 쓴 적이 없다"며 "그만두라고 한다고 그만두는 내란이 어디 있냐"고 내란 혐의를 부인한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공수처가 향후 윤 대통령 조사에서 파악해야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편 피의자를 체포하면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고, 구속 영장을 발부받으면 기소 전까지 최장 20일 동안 구속이 가능하다. 체포 후 20여일 안에 공수처가 윤 대통령 기소까지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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