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105_"트럼프 특사 사우디 방문"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당시, 오른쪽)이 2017년 5월20일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재단은 9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불과 몇 주 앞두고 사우디의 새로운 부동산 프로젝트 2곳에 브랜드를 임대했다고 밝혔다. 2024.12.09. /사진=유세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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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동 특사로 발탁한 스티브 위트코프가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면서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수교가 진전될지 주목된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관심사인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의 핵심 사안 중 하나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의 사우디와 이스라엘 수교 가능성을 전망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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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 아랍권의 이스라엘 바라보는 시각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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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추진해 왔지만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 지구 전쟁이 이 같은 움직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비록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테러로 시작된 전쟁이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대대적 공습에 나서면서 오히려 민간인 피해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세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일광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가자 전쟁 이전과 이후, 아랍과 이슬람권에서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 없이 이스라엘과 수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려는 확실한 로드맵 정도는 제공해 줘야 수교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2024년 10월 0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압바스 아라키 이란 외무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이혜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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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 사우디-이란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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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수니파와 시아파 수장으로서 적대적 관계였던 사우디와 이란이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는 것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를 낙관할 수 없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사우디와 이란은 지난해 중국의 중재로 수교를 시작하면서 화해무드가 조성됐다.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불만과 트럼프 당선인의 고립주의적 외교정책에 대한 불신은 사우디뿐 아니라 아랍 국가들과 이란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동 개입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의 지원을 확신하지 못하는 아랍 국가들이 자구책 차원에서 이란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사우디는 오만만 해역에서 이란, 러시아, 카타르, 인도 등과 합동해군 훈련을 실시했고, 이후 이란에게 양국 간 합동군사훈련까지 요청하면서 상대 해군을 자국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우디와 이란의 합동군사훈련은 처음 있는 일이며 적대했던 양국이 군사 협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역내 질서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밀워키 AFP=뉴스1) 장시온 기자 =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의 부동산 투자자 스티브 위트코프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07.18.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밀워키 AFP=뉴스1) 장시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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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스라엘·강경파 트럼프 2기 외교안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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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정부의 인적 구성을 봤을 때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 및 아브라함 협정 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인선을 마친 트럼프 2기 새 외교안보팀 중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로 임명된 마이크 허커비는 대표적인 친이스라엘, 강경파로 알려졌다. 아랍권 국가들이 요구하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실현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경우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수교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사우디의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김강석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교수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미국을 상대로 어려운 수교 조건을 내밀 것이고 트럼프는 양측으로부터 외교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중재자인 트럼프가 두 동맹국 사이에서 어떻게 조건들을 조율하는가에 따라 양국의 수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곧 아브라함 협정의 체결은 트럼프 외교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최성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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