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대금 미납 명분…몰도바, 최근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가스프롬 로고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의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28일(현지시간) 가스 대금 미납을 이유로 몰도바에 대한 가스 공급을 내년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이날 몰도바의 가스 공급을 책임진 국영 기업 몰도바가스가 대금을 연체했다며 내년 1월 1일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1991년 옛 소련 해체로 독립한 동유럽의 최빈국 몰도바는 전체 천연가스 사용량의 9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관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자금줄을 죄기 위해 올해로 만료되는 가스관 사용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던 유럽 여러 국가에 비상이 걸렸다. 그중에서도 몰도바는 이번 가스 공급 중단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국가로 꼽힌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측은 몰도바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지만 친서방 노선으로 기운 몰도바 정부에 보복을 가하며 길들이려고 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러시아는 2020년 몰도바에 친서방 노선을 표방하는 정권이 들어선 뒤 에너지를 무기로 압력을 행사해왔다. 2022년엔 이번과 같이 가스 대금 미납을 이유로 공급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도린 레치안 몰도바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결정은 겨울 한복판에서 전기와 난방이 없는 삶을 강요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적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몰도바는 단일 공급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가스 공급원을 다변화했다"며 "우리나라는 러시아의 결정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250만명의 몰도바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에 대비해 최근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소비량을 최소 3분의 1까지 줄이는 조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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