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2024년 월간 신용융자잔고 추이./그래픽=윤선정 디자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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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장을 앞둔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간다. 증시 주변 자금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가 연속적인 악재에 시달리며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억눌려 있다고 진단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코스피 시장 9조3259억원, 코스닥 시장 6조5395억원을 합쳐 15조86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2일에는 양 시장을 합친 수치가 15조1632억원까지 내려앉으며 연중 최저치를 다시 썼다.
이달(24일 기준) 월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5조8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6조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7월(14조3259억원) 이후 약 4년5개월 만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담보유지비율을 지키면 일반적으로 3개월 후에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해야 한다. 신용거래융자의 잔고는 빚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공격적인 투자가 줄어드는 등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대금을 비롯한 주변 자금 지표 역시 위축된 모습이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월 9조9213억원에서 이달(12월2일~12월26일) 들어 8조8090억원으로 1조원 넘게 줄었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4일 기준 50조6265억원을 기록했다. 연중 최대치였던 지난 4월1일(59조6299억원)과 비교해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고금리·강달러 환경도 증시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480원을 돌파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연말 폐장일까지 시장을 움직일 지표와 이벤트가 부재하며 국채 금리와 달러 강세 등 비우호적인 여건들로 증시 반등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당초 국회 의결로 탄핵 리스크가 조기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국가 신인도 및 외국인 자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당장 환율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바라보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 완화가 선제돼야 하고 반대로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확산된다면 예상보다 조기에 1500원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말 증시를 반등 재료가 없는 공백기로 보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거시 경제 지표와 실적 측면에서 노출된 (반등) 재료가 제한적"이라며 "크리스마스로 주요국 휴장 일정도 많아 상대적 공백기로 판단돼 과거와 달리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생각지도 않았던 계엄령 사태까지 겪으며 투자심리가 웬만해서는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억눌려 있다"며 "증시는 물론, 환율, 채권시장까지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천현정 기자 1000chyu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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