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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TF인터뷰] 현빈, 특별할 수밖에 없었던 '하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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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役 맡아 열연
"마지막 촬영 후 오열…정신적 압박감 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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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현빈이 영화 '하얼빈'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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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현빈이 안중근 장군으로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그동안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 '사랑의 불시착' 등 수많은 대표작과 함께 배우로서 약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긴장감과 압박감을 짊어진 채 캐릭터에 다가간 그다. 그렇기에 현빈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남을 수밖에 없는 '하얼빈'이다.

24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현빈은 개봉을 앞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 홍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음에도 지친 기색 없이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한 그는 "많은 분이 극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며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작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리는 첩보 액션 대작이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과 '내부자들' 등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을 보여준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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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은 국권 회복을 향한 의지를 굳게 다지는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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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현빈은 안중근의 존재감과 상징성에 부담을 느끼며 출연을 여러 차례 고사했다. 그럼에도 우 감독은 조금씩 달라지는 시나리오를 계속 건넸고, 결국 그는 마음의 문을 열게 됐다. 이에 현빈은 "어느 순간 저도 궁금증이 생겼어요.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했고 배우로서 안중근 장군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올까 싶었고요. 훌륭하고 상징적인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수락했고 감독님께 끝까지 제안해 주신 것에 감사함을 표했죠"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그는 국권 회복을 향한 의지를 굳게 다지는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으로 분해 극을 이끌었다. 현빈은 조국을 빼앗긴 시대를 살아가며 목숨을 건 작전에 나서야 하는 인물의 외로움과 결단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섬세한 감정 연기와 함께 하얼빈으로 향하며 펼쳐지는 다양한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이번 작품을 위해 국내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안중근 장군 관련 자료를 열심히 보고, 안중근 기념관을 방문해 인물의 발자취를 돌이켜봤다는 현빈이다. 또한 그는 상상하고 우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료의 빈 곳을 채우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현빈은 "안중근 장군은 인간적으로 좌절과 고민이 없었을까, 동료들의 희생을 보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등에 관해서는 보고 들은 게 없더라고요"라며 "이런 지점을 하나하나 생각했어요. 인간적인 모습과 동지 관계로부터 오는 것들,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의지 등을 보여주려고 했죠"라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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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은 "마지막 장면을 찍고 오열했다. 이전 작품들을 끝냈을 때와 완전히 다른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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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감독은 '이분들의 고난을 절대 쉽게 찍을 수 없다. 각오하고 촬영장에 와라'라는 말과 함께 촬영에 돌입하면서 독립군들의 여정을 블루스크린 앞에서 찍지 않고 실제 루트와 가깝게 촬영하면서 보다 그들의 마음에 다가가려고 했다. 그렇게 '하얼빈'팀은 라트비아 몽골 한국 등 3개국을 오가는 압도적 스케일의 글로벌 로케이션을 통해 광활한 배경을 스크린에 걸었다.

실제로 로케이션과 의상, 분장 등 소품이 큰 도움을 줬다는 현빈은 "공간이 주는 힘이 있어서 그 안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라며 "타지에서 촬영하다 보니 배우들과도 더 자주 모이게 됐어요. 저는 안중근 장군으로서의 압박감이 있었고 다른 배우들도 각자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여러 압박감을 견디고 있었더라고요. 이걸 어느 순간 모두 같이 느끼게 되면서 더 끈끈해졌죠"라고 되돌아봤다.

꽁꽁 얼어붙은 두만강 위를 묵묵하게 건너는 장면부터 설원 위에서 펼쳐지는 일본군과의 처절한 전투신과 말을 타고 드넓은 사막을 달리는 장면,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 분)를 척결하고 이로 인해 사형선고를 받고 처형당하는 마지막 장면까지. 압도적 스케일의 배경과 함께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모든 신이 강렬한 인상과 짙은 여운을 남긴다.

이를 모두 소화한 현빈은 "두만강을 건너는 장면은 무섭고 춥고 외롭고 고독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전투신은 정신적인 압박이 더 커서 신체적인 힘듦을 느끼지 못했어요. 처형당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긴장감과 두려움이 있었죠. 자료에는 '담담하게 받아들이셨다'고 적혀있었지만 정말 그러셨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으로서 두려움이 존재했고 동료들을 두고 가는 미안함도 있지 않으셨을까요. 이렇게 여러 생각이 들었고 캐릭터를 벗어나서 울컥하는 것도 있었어요. 정말 복잡했죠"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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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은 "'하얼빈'은 극장에 최적화된 영화"라고 자신하며 "일상을 보내면서 역사를 잊게 되는데 이를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해줄 것"이라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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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안중근 장군을 연기한다는 건 배우로서 부담이 돌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를 알고도 출연을 결심한 현빈은 그 순간부터 본인이 아니면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압박감과 부담감을 촬영이 끝날 때까지 내려놓지 못했다. 그렇기에 수많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왔음에도 모든 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감정을 마주했다고.

"완전히 달랐어요. 촬영이 끝나면 메이킹팀에서 마지막 소감 등을 묻는데 사형대에서 처형당하는 장면을 찍고 오열했어요. 한동안 오래 가더라고요. 터졌다가 또 사그라들었다가 하루 종일 반복되더라고요. 저도 몰랐던 만큼 제 어깨 위에 올라가 있던 압박감이 훨씬 더 컸던 것 같아요. 이게 없어진 건지 아니면 없을 거라고 되새기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훅 떨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전 작품들을 끝냈을 때와 완전히 다른 경험을 했어요."

이번 작품을 함께하면서 우민호 감독을 향한 믿음이 점점 커졌다는 현빈은 차기작을 통해 그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현재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촬영하고 있는 그는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놀라는 부분이 정말 많아요. 작품과 영화에 대한 사랑이 엄청나시고요. 홍경표 촬영 감독님과의 에너지도 대단했어요. 함께 작업하는 사람으로서 존경스러워요"라고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

2022년 3월 손예진과 결혼한 현빈은 그해 11월 첫아들을 품에 안은 후 본격적으로 '하얼빈' 촬영에 돌입했다. 자신의 아이가 크면 작품을 꼭 보여줄 거라는 그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저희는 극장에 최적화된 영화라고 생각해요. 또 일상을 보내면서 역사를 잊고 살게 되잖아요. 이를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해주고 몰랐던 부분을 찾아보게 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해요"라고 작품의 힘을 강조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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