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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총파업' 기업은행, 지점 영업도 차질.."가능하면 월요일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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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한국노총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2024.12.27.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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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임금 차별과 체불 임금을 이유로 총파업에 돌입하자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기업은행 지점을 찾은 고객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일부 지점은 평소 대기시간보다 40분 더 기다려야 업무를 볼 수 있고 다음주에 방문해달라고 안내를 하는 지점도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날 오전 11시쯤 '기업은행 단독 총파업' 집회를 열고 사상 첫 단독 총파업에 돌입했다. 기업은행 노동조합 추산 전체 임직원의 약 60%(7000명)가 파업에 동참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금융노조위원장 겸직)은 기자와 만나 "여러 노조와의 연대를 통해 배수진을 치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인원 중 지방에서 올라온 조합원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 A씨는 "오늘 총파업 집회를 위해 전날밤 전주에서 올라와 근처에서 숙박했다"며 "날이 춥지만 차별 임금에 대한 문제를 함께 제기하고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국 기업은행 모든 지점이 이날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으나 인력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측은 지난주 사내 업무망에 '총파업 당일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한 비조합원의 연차 사용 자제 요청'을 공지하는 등 필수 인력으로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현장에서는 공백이 발생했다.

서울 중구 한 기업은행 지점의 부지점장은 "창구 업무를 보는 행원들 자리를 비조합원이나 팀장급 이상으로 100% 메울 순 없다보니 업무처리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며 "특정 직원과의 상담이나 여신 업무같은 경우 연속성이 중요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또다른 기업은행 지점의 청원경찰은 "고객이 들어오시면 '파업 때문에 업무 처리가 느릴 수 있고 일부 업무는 불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급한 일이 아니면 다음주 월요일에 내방해달라고 요청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고객이 몰리는 11시쯤엔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30~40분 이상 더 걸렸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업은행 전화 연결음에도 '금일 기업은행 총파업으로 직원 연결이 지연되거나 일부 상담이 제한될 수 있다'는 공지가 나왔다. 상담원과 연결해 '오늘 지점 방문이 가능하느냐'고 묻자 상담원은 "번거로우시겠지만 다음주에 방문하셔서 상담받아보는 것을 추천드린다"고 답했다. 인터넷뱅킹·스마트뱅킹·폰뱅킹 등 비대면 업무는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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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IBK기업은행 노동조합 총파업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사에 노조의 요구사항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노조는 오는 27일 총파업을 통해 모든 지점의 영업활동을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은행이 차별임금·체불임금 등에 대한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파업을 이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2024.12.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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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총파업에 돌입한 기업은행 노조 측은 △시중은행과 차별임금 폐지 △기본급 250% 특별성과급 지급 △1인당 600만원 체불된 시간외수당 지급 △우리사주 금액 증액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시중은행과 비슷한 업무강도로 일하지만 공공기관이라 공무원 보수인상률이 적용돼 임금이 30%가량 적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4곳(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1600만원, 기업은행은 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또 시중은행들은 매년 역대급 실적을 새로 쓸 때마다 충분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고 있지만 기업은행 직원들은 역대급 당기순이익에도 제대로된 성과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원 1인당 약 600만원 수준의 시간외수당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자체적으로 노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 지난 10월부터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요구사항 대부분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공공기관 임금체계에서 기업은행만 예외를 인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업은행 본점 앞에 집결한 기업은행 노조는 정부서울청사(금융위원회)까지 가두행진하고 마무리 집회를 한 뒤 해산한다.

김 노조위원장은 "지점을 이용하는 시민의 불편이 있겠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늘 파업을 하기 때문에 다음주 연말에 있을 중요 업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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